입력 : 2026.06.05 10:14
[땅집고]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상 첫 5선에 성공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탓, 특히 이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 급등했던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납세자의 트라우마를 자극한 탓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그 동안 비 거주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 특별공제 축소와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재검토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정부가 이런 부동산 세제에 대한 검토를 하는 것이 알려지며 특히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최병천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26년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이) ‘부동산 때문에’ 진 게 아니라, ‘종부세 공포’ 때문에 패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소장은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을 지냈으며 박원순 전 시장 당시 서울시 민생정책보좌관을 역임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최 전문위원은 “이재명 정부가 다시 ‘부동산 때문에’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생각의 분기점은 2025년 발표한 10·15 대책,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토지거래허가제 지정했던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후 2026년 1월 21일 청와대 기자간담회 시점부터 대통령이 직접 양도세 중과 유예 중단을 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대통령은 X(구 트위터)에 약 100개 정도의 글을 올렸다. 원래도 '쎈' 이미지인데, 글의 강도 역시 매우 쎘다. 직접 다주택자 규제에 대한 강도 높은 엄포와 세금 인상을 예고하는 글들을 올렸다”라고 적었다.
최 전문위원은 “사람들은 아직 문재인 정부 시절의 경험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당시)주택분 종부세가 2017년 대비 2021년에 총액 기준 무려 15배가 증가했다”며 “전세계 그 어떤 시민들이 4년에 15배 증가하는 세금을 수용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2022년 3월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0.73% 격차로 이겼고, 한강벨트는 국민의힘 색깔인 ‘빨간색’으로 물들었다”고 말했다.
최 전문위원은 “사람들은 서울의 (민주당) 패인에 대해 후보 개인 혹은 캠페인 역량에 주목하게 되지만 시야를 조금 넓혀 경기도의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경기도 31곳 중에 무려 12곳을 승리했고 특히 ①과천 ②의왕 ③성남 ④용인은 ‘경기도의 종부세 벨트’로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이들 지역에서 민주당은 왜 패배했는가라는 질문을 추가해보면, 그 핵심은 <문재인 정부, 세금 폭탄의 추억>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권자들은 이재명 정부가 ‘더 쎈’ 종부세 폭탄을 들고나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며 “2022년 대선의 패배, 2026년 서울시장 선거의 패배는 ‘부동산 가격 상승 때문에’ 패배한 게 아니라, ‘종부세 폭탄 때문에’ 패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sh0293@chosun.com
아래는 최 소장의 글 전문.
< ‘부동산 때문에’ 진게 아니라, ‘종부세 공포’ 때문에 패배한 것이다. >
모두가 잘 알다시피,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때문에' 정치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재명 정부가 다시 '부동산 때문에'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생각의 분기점은 2025년 발표한 10·15 대책이었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토허제'(토지거래허가제) 지정을 했던 시점이다.
이후, 2026년 1월 21일 <청와대 기자간담회> 시점부터 대통령이 직접 '양도세 중과 유예 중단'을 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대통령은 X(구 트위터)에 약 100개 정도의 글을 올렸다.
원래도 '쎈' 이미지인데, 글의 강도 역시 매우 쎘다. 직접 다주택자 규제에 대한 강도 높은 엄포와 세금 인상을 예고하는 글들을 올렸다.
사람들은 아직 문재인 정부 시절의 경험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주택분 종부세가 2017년 대비 2021년에 총액 기준 <무려 15배가> 증가했다. 4년 안에 15배가 증가하는 세금이 '세계정치사'를 통틀어서도 몇 개나 있을까?
2>.
노무현 정부 때도, 문재인 정부 때도 진보쪽 학자들과 진보 언론은 <보유세를 왕창 올려서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정부를 압박했다. ‘보유세를 왕창 올려서’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명제는 진보쪽에서 하나의 컨센서스였다.
종부세는 원래도 ‘누진세’로 설계되어 있어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더 가파르게’ 세금이 오르는 구조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세율을 3번 인상하고, 현실화를 핑계로 공시가격을 또 인상하고, 공정가액 비율이라는 것을 또 인상했다. ①시가 상승 ②재산세 세율 인상 ③종부세 세율 인상 ④공시가격 비율 상향 ⑤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⑥누진세 구조에 따른 세율 구간 상향을 고려하면 사실상 ‘6단계 증세’를 한 꼴이었다.
전세계 그 어떤 시민들이 <4년에 15배 증가하는> 세금을 수용할 수 있을까?
진보쪽 학자들과 진보 언론은 “보유세 인상을 통해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그들이 생각하기에) 명명백백한 <진보적 진리>를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들의 압박을 받았고, 정책의 최고 책임자들도 독자적인 뷰를 갖고 있지 않았기에, 그들의 주장에 휘둘렸다.
그 결과, 나중에는 <서울지역 아파트 4채당 1채>가 종부세 대상자가 된다. 종부세는 원래 '부유세' 성격을 내포하고 있었다. 세금 내는 대상자에게 약간의 '증오심'이 담겨 있는 세금이다. 그러니, 세금을 내면서도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종부세 대상자가 된다는 것은 <비난의 대상자>가 되는 것과 같다.
2022년 3월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0.73% 격차로 이겼다. 한강벨트는 국민의힘 색깔인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종부세는 <한강벨트 초토화세>로 작동했고, 종부세는 <정권교체 촉진세>로 작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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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캠프는 선거의 교과서같은 캠페인을 했고, 정원오 캠프는 매우 미흡한 캠페인을 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서울의 패인에 대해 후보 개인 혹은 캠페인 역량에 주목하게 된다. 일리있는 지적이다.
그런데 시야를 조금 넓혀 <경기도>의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추미매 후보는 국힘의 양향자 후보를 넉넉하게 이겼다. 추미애 후보 55.0% vs. 양향자 후보 39.4%였다. 격차는 무려 15.6%p로 이겼다. 역대 경기도지사 선거를 통틀어 ‘최대의 압승’을 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지점이 있다. 경기도의 ‘기초단체장’ 선거다. 국민의힘이 경기도 31곳 중에 무려 12곳을 승리했다. ①과천 ②의왕 ③성남 ④용인 ⑤안산 ⑥하남 ⑦포천 ⑧양평 ⑨여주 ⑩동두천 ⑪가평 ⑫연천 지역이다.
이 중에서 ①과천 ②의왕 ③성남 ④용인은 <경기도의 종부세 벨트>로 볼 수 있고, 나머지 지역은 상대적으로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동네다. (전자는 ‘종부세 보수’, 후자는 ‘연령 보수’로 볼 수 있다.)
정원오 후보는 왜 패배했는가? 이 질문만 던지면 후보와 캠페인 문제를 지적하는게 타당하다.
그런데, 질문을 넓혀서 (성동구만 제외하고) 한강벨트는 왜 초토화됐는가? 경기도는 16%p를 승리했는데도 불구하고 왜 12곳의 기초단체장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했는가? 그 중에서도 ①과천 ②의왕 ③성남 ④용인 지역에서 민주당은 왜 패배했는가..라는 질문을 추가해보면, 그 핵심은 <문재인 정부, 세금 폭탄의 추억>이 자리잡고 있다.
유권자들은 이재명 정부가 ‘더 쎈’ 종부세 폭탄을 들고나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종부세는 집 값을 잡지 못한다. 진단이 틀렸다.
2022년 대선의 패배, 2026년 서울시장 선거의 패배는 <부동산 가격 상승 때문에> 패배한게 아니라, <종부세 폭탄 때문에> 패배한 것이다.
진단이 틀리면, 처방도 틀려진다.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도 정확해진다.
(*2025년 10월에 했던 슬로우뉴스 인터뷰 기사와 시사저널 칼럼을 링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