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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전세 9억 폭등, 강남권 세입자 패닉".. 매물 부족에 계약 청구권의 저주 겹쳐

    입력 : 2026.05.24 06:00

    “전세금 5억 더 올려달라”
    강남권 세입자들 패닉
    역대 최저 강남 전세가율, 상승 전환 가능성

    [땅집고]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단지. 전용면적 84㎡ 전세금은 20억원을 돌파했다./GS건설

    [땅집고] 서울 강남권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다. 매매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던 전세가율이 바닥을 찍고 반등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전세금이 1년도 안 돼 수억원씩 폭등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사용한 세입자들은 재계약 시점에 수도권 아파트 한 채 가격에 육박하는 보증금 증액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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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권 전세금 상승세…바닥 찍은 전세가율 반등 조짐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전용면적 84㎡ 전세금은 지난 3월 21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같은 면적이 12억원대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채 되지 않아 9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최근에는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전세 거래가 잇따라 20억원을 넘어서는 모습이다.

    메이플자이는 지난해 6월 입주 당시만 해도 전용 84㎡ 매매가격이 50억원 안팎에 형성됐지만, 전세 매물 호가는 10억원 초반대 수준에 머물렀다. 당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20~30%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전세금이 20억원을 돌파하면서 전세가율도 40% 수준까지 상승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동부센트레빌 전용면적 121㎡ 역시 이달 14일 30억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됐다. 지난 3월 25억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여 만에 5억원이 뛰었다.

    전세금 급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급격한 ‘매물 가뭄’이 꼽힌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초 약 6000건 수준이었지만, 이달 19일 기준 4388건으로 감소했다. 불과 몇 달 만에 약 1600건이 줄어든 것이다. 전체 매물의 약 27%가 사라진 셈이다.

    송파구 상황은 더 가파르다. 올해 1월 1일 기준 3571건이던 전세 매물은 이달 28일 기준 1472건으로 감소했다. 약 2100건이 감소해 비율로는 59% 가까운 매물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전세 공급이 급감한 가운데 학군 수요와 실거주 수요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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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갱신 끝난 세입자들 수억원 증액 부담

    특히 전세시장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이후의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세입자는 한 차례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보증금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받을 수 있었지만, 이미 이를 사용한 경우 다음 재계약 때는 시세를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보증금 인상 폭이 수억원대에 달하면서 사실상 “아파트 한 채 값 수준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강남권 전세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그동안 매매가격 급등에 비해 전세가격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2025년 4월 40.74%에서 같은 해 6월 39.4%로 하락했고, 올해 초에는 38% 선까지 떨어졌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전세금이 급락해서라기보다 강남권 매매가격이 전세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상승한 영향이 컸다. 재건축 기대감,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등이 맞물리며 강남권 집값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입주 물량 감소와 학군 수요, 실거주 수요가 동시에 몰리면서 전세가격이 빠르게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초구는 올해 매매가격이 1.00% 오르는 동안 전세가격은 3.65% 상승해 상승폭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강남구·송파구·용산구 역시 전세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웃도는 흐름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강남권 전세가율이 역사적 저점을 지나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가율 상승은 강남 입지 선호와 공급 부족, 학군 수요가 결합된 결과”라며 “향후 강남 아파트 매매가격의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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