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5.26 11:21
[박영범의 세무톡톡] 에두·아델만…K리그·KBO에서 활약한 ‘외국 용병’들, 세금 94억 먹튀했다
외국 프로 스포츠 선수들, 총 94억 세금 안내
삼성라이온즈·전북현대모터스가 체납 1위 구단
경기처럼 납세 의무도 페어플레이 정신이길
외국 프로 스포츠 선수들, 총 94억 세금 안내
삼성라이온즈·전북현대모터스가 체납 1위 구단
경기처럼 납세 의무도 페어플레이 정신이길
[땅집고]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외국인 선수는 팀의 명운을 쥐고 있는 핵심 전력으로 통합니다. 팬들은 그들의 화려한 경기에 감탄하고, 구단은 실력에 걸맞는 거액의 연봉으로 보답하곤 하죠. 하지만 경기 시즌이 끝나고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간 빈 자리에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세금 체납’이란 오명만 남는다면,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보냈던 환호는 얼마나 허망할까요.
최근 국세청은 고액이 세금을 상습적으로 체납한 외국인 선수 명단을 공개했는데요.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는데도 납세의 의무를 외면하고 출국해 버린 외국인 선수는 총 1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이 중 축구 선수가 11명, 야구 선수가 8명이었고요. 이들이 내지 않은 세금만 무려 94억원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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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체납액이 가장 많았던 선수는 축구 K리그 전북 현대팀에서 활동하면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브라질 출신 에두입니다. 11억6100만원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전체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죠. 프로야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마운드를 지켰던 미국의 팀 아델만도 체납액이 5억9700만원으로 상위권에 속했습니다.
체납액을 구단 별로도 볼까요. 야구 구단 중에서는 삼성라이온즈가 조세 의무 회피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습니다. 세금을 미납한 선수가 3명(팀 아델만, 러프, 레나도)으로, 체납 세액이 총 15억200만원이었습니다. K리그에선 전북현대모터스가 압도적인 세금 먹튀 1위 구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두(11억6100만원), 레오나르도(11억5700만원), 아드리아노(10억4000만원)를 합해 33억5800만원에 달했습니다.
선수들 모두 국내 재산을 처분하고 해외로 출구하면 과세당국의 추적이 닿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교묘하게 악용했는데요. 다행인 점은 ‘해외로 뜨면 그만’이라는 이들의 얕은 수가 점점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는 겁니다. 국세청이 이런 외국 선수들의 행위가 명백한 도덕적 해이이자,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들을 향한 기만이라고 보고 최근 해외 과세당국과의 긴밀한 ‘징수 공조’를 통해 의미 있는 철퇴를 내렸거든요.
세금 신고 없이 해외 리그로 이적해버린 외국인 선수 A씨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국세청은 A 씨의 거주국 과세당국과 정보를 교환해 그의 재산 현황을 샅샅이 파악하고 압박에 나섰죠. 결국 국제적 망신과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A씨는 국내 대리인을 통해 체납액 3억원을 전액 납부했다고 합니다. 밀린 세금을 완납하면서 그의 이름은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체납액을 해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고 있는 에두나 아델만 같은 선수는 전 세계 누구나 볼 수 있는 국세청 누리집에 영구적으로 박제됐습니다.
국세청이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국경을 넘어서까지 추적망을 넓히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데요. 그렇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이미 세금을 체납해버린 외국 선수들을 추적하기 위해 매번 국제 공조란 어려운 길을 뚫는 것은 행정 낭비나 다름 없죠. 사후 추적에 대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세금 먹튀’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사전 예방책이 시급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먼저 K리그, KBO 등 프로스포츠 연맹 차원에서 외국인 선수가 계약 종료로 출국하거나 다른 리그로 이적할 때 ‘국세청 납세 완납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신설하면 도움이 될 겁니다. 더불어 구단 측에서도 마지막 급여나 보너스를 지급할 때 예상 세액을 미리 공제해 ‘에스크로(Escrow) 계좌’에 묶어두는 등 최소한의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선수들을 영입한 구단 역시 이들을 관리 주체로서 책임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스포츠의 위대함은 정해진 규칙 안에서 정정당당하게 대결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있죠. 이런 페어플레이는 경기장 안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가 정한 납세의 규칙을 무시하는 선수라면, 그들이 과거에 얼마나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든 한국 스포츠 팬들의 존중을 받을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조세 정의에는 국경이 없어야 하며, 꼼수가 통하는 사각지대도 남겨두어선 안 될 것입니다. /글=YB세무컨설팅 박영범 세무사, 편집=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