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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될 지옥 급행열차" 시작부터 꼬인 '9호선' 대참사

    입력 : 2026.05.23 06:00

    “숨도 못 쉰다”…출퇴근길 ‘지옥철’ 9호선
    급행 혼잡도 199%…“기본 2~3대 보내고 탑승”
    노선 연장에 혼잡도는 더 높아질 전망

    [땅집고] 출근길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에 탑승한 승객들 모습. /추진영 기자

    [땅집고] 서울 지하철 9호선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지옥철’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에서는 “9호선에 아이를 데리고 타지 말라”는 글까지 화제가 됐다. 극심한 압박과 혼잡 속에서 안전사고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이른바 ‘지옥철 9호선’ 논란이 다시 확산하는 분위기다.

    땅집고 ‘현장의 온도’ 팀은 직접 출근 시간대 9호선 급행 혼잡 상황을 체험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염창역을 찾았다. 현장에서는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며 열차 문이 열리자마자 탑승 경쟁이 벌어졌고, 일부 시민들은 열차를 타지 못한 채 그대로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했다. 어렵게 탑승한 열차 내부는 몸을 돌리기조차 힘든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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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급행이 들어오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압박감이 심하다”며 “내리고 싶지 않아도 밀려서 내려지는 경우가 있고, 넘어지는 사람도 종종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 대표 성공 노선’ 하지만 동시에 ‘최악 혼잡 노선’

    9호선은 서울 서남권 핵심 교통축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성공 노선으로 꼽힌다. 여의도와 강남, 고속터미널 등 주요 업무지구를 빠르게 연결하며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했고, 서울 지하철 노선 가운데 드물게 흑자를 내는 노선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동시에 서울에서 가장 혼잡한 노선이라는 오명도 안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출근 시간대 9호선 급행열차 혼잡도는 최대 199% 수준까지 치솟는다. 일반열차 최고 혼잡도인 128%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특히 급행열차는 주요 업무지구와 환승 거점을 빠르게 연결하는 구조다 보니 출퇴근 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동 시간을 줄이려는 승객들이 급행에 몰리면서 혼잡이 더욱 심화되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9호선처럼 다른 노선에도 급행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은 크다. 급행열차를 운영하려면 완행열차를 추월할 수 있는 ‘대피선’ 설치가 필수다. 문제는 기존 노선에 이를 추가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땅집고]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 운행 방식. /서울시메트로9호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과거 지하철 3호선 일부 구간에 대피선을 설치할 경우 약 1조원 규모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철도 유튜브 채널 ‘싸부원’을 운영하는 표찬 대표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결국 예산 문제”라며 “효율은 조금 좋아지지만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잘못 설계됐다”…4칸 열차의 한계

    전문가들은 현재 9호선 혼잡 문제가 사실상 초기 설계 단계부터 예견됐던 문제라고 지적한다. 2009년 개통 당시 9호선은 비교적 보수적인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4칸 열차로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급행 체계가 자리 잡고 김포·인천 등 서부권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폭증했다는 것이다. 특히 2015년 2단계 구간 개통 이후 일부 구간 혼잡도는 230%를 넘기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는 열차를 6칸으로 확대하고 운행 횟수도 늘렸지만, 급행 쏠림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9호선 5단계 연장까지 완료되면 남양주 방면 수요까지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혼잡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철도경제연구소 최진석 소장은 “9호선을 계속 연장하면 혼잡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GTX-D 같은 대체 노선을 먼저 확충해 수요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8량 체계로 확대하면 혼잡은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지만, 차량 추가 비용과 역사 확장 공사비 등을 감안하면 수천억원 단위 예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자·공공 따로 운영’…이원화 구조도 문제

    운영 구조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9호선은 개화~신논현 구간은 민간사업자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주)가 운영하고, 이후 연장 구간은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이원화 구조다. 초기 구간은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됐고 이후 연장 구간은 서울시 재정사업 형태로 이어지면서 운영 체계가 나뉘게 됐다. 문제는 이런 구조 속에서 혼잡 대응이나 운영 전략 수립이 일관성 있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2012년에는 민간 운영사가 약 500원 수준 요금 인상을 추진하며 서울시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 서울시는 공공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고 결국 인상안은 철회됐다. 업계에서는 민간 운영 효율성과 공공 교통 서비스 사이의 충돌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서울시는 현재 열차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무선통신 기반 신호 시스템(CBTC) 도입을 추진 중이다. 열차 간 안전거리를 줄여 수송력을 약 20%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급행·완행 혼재 구조 자체가 유지되는 이상 근본적인 혼잡 해소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chujinze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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