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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폭락해도 "안 사요"…깡시골 10억대 타운하우스의 처참한 결말

    입력 : 2026.05.22 06:00

    “9억 집이 4억대로”… 양주 타운하우스의 추락
    809가구 대단지에도 미분양 지속
    할인 분양에도 ‘썰렁’… 외곽 타운하우스의 한계

    [땅집고] 경기 양주시 '힐스테이트 양주옥정 파티오포레' 단지 전경. 입주가 시작된 이후에도 일부 주택은 공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추진영 기자

    [땅집고] 경기도의 한 대규모 타운하우스 단지. 2024년 6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약 2년이 지난 지금도 단지 곳곳에는 현관문 비닐조차 뜯지 않은 집들이 눈에 띈다. 인적은 드물고, 단지 전체에는 적막한 분위기가 감돈다. 이곳은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에 들어선 ‘힐스테이트 양주옥정 파티오포레’이다. 약 16만500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 단독주택 809가구가 들어선 대규모 타운하우스 단지다.

    “9억짜리가 4억대로”… 대규모 공매까지 진행

    6개월 전 땅집고 취재 당시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800가구가 넘는 단지 곳곳에는 입주하지 않은 주택들이 보였고 도로에는 차량 통행도 거의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당시 이 단지는 148가구가 한꺼번에 공매로 넘어간 상태였다. 미분양 물량이 쌓이자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공사비 회수를 위해 공매 절차를 진행한 것. 이 과정에서 유찰이 반복되며 가격도 급격히 낮아졌다. 최초 9억원대였던 공매가는 6억원대로 떨어졌고, 이후에는 일부 물량이 4억원대까지 하락하며 사실상 ‘반값 수준’까지 내려갔다. 다시 찾은 현장 역시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규모 공매 이후에도 분양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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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상당수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양주시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미분양이 100가구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처음부터 분양이 쉽지 않았고, 지금도 할인 분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기에는 9억~10억원대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6억원 후반~7억원대까지 가격이 내려왔다”며 “기존 분양자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는 중단… 할인 분양으로 다시 판매 나서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은 “공매는 사업 안정성 확보를 위해 무궁화신탁 주관으로 진행됐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태”라며 “공사비 회수를 위해 시행사와 대물변제 등을 협의하고 있고, 잔여 세대에 대한 재분양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단지에서는 잔금 유예 2년, 이자 지원, 발코니 확장비 및 시스템에어컨 제공 등 다양한 조건을 내건 할인 분양이 진행 중이다. 다만 이 같은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분양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 분위기다.

    [땅집고] 경기 양주시 '힐스테이트 양주옥정 파티오포레' 매물이 분양가 대비 낮은 가격에 등록돼 있다. /네이버부동산

    분양 부진은 일반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양가보다 낮은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이 등장하면서 단지 전반의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분양 당시 전용 84㎡ 기준 8억원 후반~9억원 초반 수준에 공급됐던 이 단지는 현재 7억원대 매물까지 등장한 상태다. 인근 타운하우스 단지인 ‘라피아노 스위첸 양주옥정’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당시 7억원대였던 분양가를 5억원대로 낮춰 다시 공급했지만 일부 물량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가격·공급 규모”… 외곽 타운하우스의 구조적 한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수도권 외곽 타운하우스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우선 입지 문제가 꼽힌다. 지하철역과 거리가 있어 도보 접근이 어렵고, 대중교통 이용도 상대적으로 불편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높은 초기 분양가와 대규모 공급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800가구가 넘는 단지가 조성됐지만 실제 타운하우스를 선호하는 수요층은 제한적이다. 경기 양주에서 15년째 거주 중이라는 한 시민은 “주변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교통도 불편한 편”이라며 “분양가 자체가 높다 보니 할인 분양을 해도 쉽게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외곽 입지와 교통 불편, 높은 가격, 대규모 공급이 겹치면서 ‘분양 부진 → 미분양 → 공매 →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다만 모든 타운하우스 단지가 같은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타운하우스 특유의 넓은 공간과 주거 환경을 선호하는 수요층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타운하우스 시장의 성패가 결국 입지와 가격, 그리고 실제 수요에 맞는 공급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chujinze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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