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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판 '만유인력의 법칙' 아시나요? "다주택자와 전쟁, 패자는…"

    입력 : 2026.05.19 06:00

    [붇이슈] 5월 부동산 옥타곤 빅매치…정부VS시장 겨뤘지만 승자 없어, 패자는 결국 임차인
    /스마트튜브부동산연구소

    [땅집고] “올해 5월, 부동산 시장이라는 링 위에 오른 두 헤비급 선수! ‘정부’와 ‘시장’ 중 과연 누가 이기게 될까?”

    지난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부동산 규제 기조가 점점 강화하면서 수요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을 앞둔 시점, 이재명 대통령이 개인 SNS를 통해 다주택자를 넘어 비거주 1주택자까지도 겨냥하기 시작하면서 혼란이 점점 짙어졌던 분위기다.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국민들이 적지 않다.

    최근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연구소장이 이 같은 상황을 격투기 시합에 빗대면서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정부’와 ‘시장’이라는 두 선수가 힘겨루기하면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소설처럼 묘사한 글이다. 김 소장은 “심판은 부동산이고 관객은 우리 모두, 지난해에도 봤던 경기라 다들 약간 지쳐 있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4월 18일 이재명 SNS로 시작된 싸움…어퍼컷 날렸지만, 쓰러진게 아니라 소멸

    먼저 ‘1라운드’는 ‘정부의 SNS 잽’.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4월 18일 X(옛 트위터)에 “1주택 장기보유공제, 거주도 안 했는데 왜 깎아주냐”고 저격한 일로부터 경기가 시작됐다는 얘기다. 당시 국민들이 “이게 무슨 말씀이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대통령은 5월 6일 “부동산 불패? 이제 그런 신화는 없다”고 연달아 경고를 날렸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해설진은 "정부가 잽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안 맞은 건지, 그냥 못 본 건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이어 ‘2라운드’는 정부가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부활시키겠다면서 날린 ‘회심의 어퍼컷’이다. 김 소장은 “정부가 4년 동안 칼을 갈았다”면서 “2주택자에 20%포인트, 3주택자에 30%포인트, 최고 실효세율 82.5%라 숫자만 봐도 묵직한 한 방”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런 정부의 공격에 시장이 이상하게 반응했다. 어퍼컷을 맞고 쓰러진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자리에서 사라져버린 것. 애초에 다주택자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려고 마련한 정책이었지만 5월 9일 6만8495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이 하루 만에 6만6914건으로 줄었고, 서울 25개구 중 매물이 늘어난 곳은 한 곳도 없었던 상황을 빗대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해설진은 “시장이 안 맞으려고 도망갔다, 이거 권투 시합 맞느냐”고 했고, 관객 중 한 명은 “이 장면 본 적 있다, 2018년과 2021년에도 이렇게 끝났었다”고 회상했다.

    이로부터 약 48시간 만에 정부가 “세 낀 집도 팔게 해드리겠다”는 변칙기를 쓰면서 ‘3라운드’가 시작됐다. 5월 12일이 되자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는 주택에서도 세입자가 있는 집을 매도할 때,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주겠다는 것. 이 정책 대상에는 1주택 비거주자도 포함됐다. 한 마디로 정부가 주택 보유자들에게 집을 팔아달라고 호소한 것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그러자 시장 선수가 약관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정책에 따르면 ▲매수자는 5월 12일부터 계속 무주택을 유지한 사람이어야 해 조건이 까다로웠고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한 뒤, 4개월 내 등기를 마쳐야 해 기한적으로도 촉박했으며 ▲입주 후 2년 실거주 의무는 그대로 유지돼 매수자 입장에선 부담이 여전했고 ▲갭투자 형태가 불가해 자금 부담이 컸다. 즉 시장이 반응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것. 해설진은 “이건 정부가 어퍼컷을 날린 게 아니라, 사정하는 자세 아니냐”고 했다.

    ◇전셋값 폭등만 남은 경기…승자는 없고, 패자는 결국 임차인들

    ‘4라운드’에선 정부 읍소에 시장이 ‘전세값’을 올리며 카운터를 날렸다. 실제로 올해 들어 5월 셋째 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이 0.98%였던 반면, 전세가격 상승률은 1.56%로 더 높았다. 마찬가지로 수도권 전체를 통틀어봐도 매매가 1.79% 오르는 동안 전세는 2.20% 오르면서 더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김 소장은 “부동산 좀 본 사람들은 안다, 전세가 매매를 끌고 간다는 그 익숙한 패턴”이라고 했다.

    시장 선수가 어깨를 으쓱하며 “갭투자를 막아놨으니 전세 매물은 어디서 옵니까”라며 “다주택자 매물 잠겼고, 임대 들어올 사람은 많다. 자, 어떻게 될까”라고 했다. 그러자 관객석에서 과거 전세보증금 상승 청구서를 받아본 임차인들이 손을 들며 우려를 표했다.

    마지막 ‘5라운드’는 ‘입주 절벽’ 장세로 펼쳐졌다.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을 보면 올해 2만7058가구에서 내년 1만7197가구로 감소한다. 전국으로는 2024년 36만가구에서 2026년 21만가구로 줄어들 예정인 가운데 서울에서만 31.6%가 감소를 앞두고 있다.

    시장이 달력을 들어 보이며 “1년 뒤에 사람들은 어디 사느냐”고 묻자, 정부가 “공급, 공급할게요”라고 답한다. 이에 시장이 “지금 짓기 시작해도 입주는 3~5년 뒤인 거 아시죠?”라고 묻자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결국 이대로 종이 울리며 경기가 종료됐다.

    결과는 어떨까? 서울 송파구 핵심 단지로 꼽히는 ‘헬리오시티’ 84㎡ 호가가 27억원에서 29억원으로 다시 올라왔고,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84㎡ 역시 29억원 선을 회복하는 등이다. 시장 전반적으로 보면 매물은 잠겼고, 전세가 상승률은 매매가를 추월했다. 결국 임차인이 최종적인 피해를 본 것이다.

    ◇”부동산판 만유인력의 법칙”

    김 소장은 “우리는 이 경기를 본 적이 있다, (부동산 규제가 강력한 문재인 정권 시절이던) 2018년 봄에 한 번, 그리고 2021년 여름에 또 한 번”이라고 했다. 국토연구원이 2018~2022년 수도권 71개 시군구를 분석한 결과,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1%포인트 오를 때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0.20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즉 정부가 때리면 가격이 오르는 것. 김 소장은 “이건 부동산판 만유인력의 법칙”이라고 했다.

    그럼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어떤 시나리오로 움직일까. 김 소장은 일단 여름에는 매물이 잠길 것으로 예측했다. 다주택자는 보유나 증여를 선택하고, 비거주 1주택자는 5·12 대책을 고려하며 유예 인센티브를 받고 매도하는 것이 나을지,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는 동안 그냥 팔지 않고 버티는 것이 나을지 계산기를 두드리면서다.

    가을쯤 되면 전세가 매매를 끌어올리는 현상이 관측될 가능성이 높다. 입주 절벽이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면, 전세 살 바엔 차라리 매수를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 그런데 진짜 변수는 따로 있다. 지방선거 이후 하반기에 본격화될 보유세 개편과 장특공 폐지 논의다. 김 소장은 “정부의 마지막 카드지만, 이 칼은 휘두를 때마다 시장이 한 번 더 단단해지는 부작용이 있다”면서 “2라운드와 똑같은 장면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소설을 마무리하며 김 소장은 “부동산 시장은 이상한 청개구리”라면서 “때리면 도망가고, 묶어두면 더 단단해지고, 압박하면 다른 통로로 흘러간다”고 했다. 이어 정부에 대해서는 “정부가 진짜 이기고 싶다면 무기를 바꿔야 한다”면서 “SNS도, 세금도 아니다. 답은 하나, 공급”이라고 조언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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