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5.18 18:03 | 수정 : 2026.05.18 18:06
조감도 논란 ‘디아드 청담’ 결국 공매
10억 회원권 내세운 국내 1호 초고가 사교클럽
감정가 1319억, 최저입찰가는 1680억
10억 회원권 내세운 국내 1호 초고가 사교클럽
감정가 1319억, 최저입찰가는 1680억
[땅집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 1번지의 초고가 멤버십 사교클럽 ‘디아드 청담(DYAD)’ 건물이 결국 공매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경색과 공사비 상승, 회원 모집 부진 등의 악재를 버티지 못하고 좌초된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에 참여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완공 후 조감도와 딴판인 외관으로 논란이 커졌는데, 땅집고가 이를 단독 보도하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1번지 소재 토지와 지하 3층~지상 17층 규모의 ‘디아드 청담’ 건물 일체가 공매 공고됐다. 본 PF 전환 및 채무 상환에 실패하며 대주단에 의해 공매 절차를 밟는다. 감정평가액은 약 1319억원이며, 최저입찰가는 168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달 26일 입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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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회원권’ 내세우던 국내 1호 사교클럽 좌초
‘디아드 청담’은 청담동에서도 요지 중의 요지로 꼽히는 ‘청담동 1번지’에 지하 3층~지상 17층, 대지면적 795㎡(약 240평), 연면적 7021㎡(약 2123평) 규모로 지어진 프라이빗 멤버십 커뮤니티 시설이다.
고급 레스토랑, 라운지, 실내 스파 및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등을 갖추고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될 예정이었다. 특히 개인 회원권 보증금만 10억원, 법인 회원권은 12억원에 달하고 연회비 1000만원을 별도로 책정해 ‘대한민국 상위 0.1%를 위한 국내 첫 초고가 사교클럽’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기준 회원 모집이 약 100여 명 선에 그치는 등 흥행에 난항을 겪었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시행사의 자금줄이 막혔다. 대주단과의 협의를 통해 만기 연장을 시도했으나 불어나는 이자와 공사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공매 행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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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거장 이름 빠지고, 다이소 청담 조롱 받던 잔혹사
디아드 청담은 자금난 이전부터 이미 한차례 거센 홍역을 치렀다. 당초 시행사는 이화여대 ECC 등을 설계한 프랑스의 거장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반영해 강남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홍보했다. 수직적 흐름과 기하학적 파사드가 돋보이는 화려한 조감도는 자산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실제 건물이 지어지면서 조감도 논란이 커졌다. 당초 계획했던 입체적인 외관 대신 단순한 직선 위주의 푸른빛이 도는 유리가 통으로 마감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건축 업계를 중심으로 “신도시 아파트 상가 같다”, “청담동에 들어선 거대한 다이소 건물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도미니크 페로 측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시행사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원안을 무단으로 변경하고 타협안마저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내 이름을 설계에서 완전히 빼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시행사 측은 당시 외관 보강 공사를 거쳐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디자인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데다 금융 비용 압박까지 겹치면서 건물 외관을 제대로 수습하기도 전에 사업 자체가 무산 위기에 직면했다.
◇건물 특성상 용도 변경 까다로워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디아드 청담의 공매 행을 두고 강남권 하이엔드 개발 붐의 거품이 꺼지는 대표적인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포도 바이 펜디 까사 외 다수의 하이엔드 주거시설 개발 프로젝트도 공매로 넘어갔거나 유찰된 상황이다. 문제는 공매가 시작되더라도 새 주인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청담동 1번지라는 상징성은 있으나, 이미 회원제 클럽 용도로 지어진 건물의 특성상 용도 변경이 까다롭고, 유찰이 반복될 경우 자산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
한 부동산 투자자문업계 관계자는 “디아드 청담은 외관 논란으로 이미 시장에서 부정적인 낙인이 찍힌 데다 초고가 멤버십 시장의 한계를 보여준 사례”라며 “강남 땅값 상승세를 감안하더라도, 건물 준공 마무리 및 용도 전환에 들어갈 추가 공사비 부담 때문에 자산운용사나 대형 시행사들이 선뜻 매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