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5.17 06:00
강남 재건축 ‘머니 게임’ 불붙었다…금융조건이 승부처
압구정5구역 ‘현대 vs DL’, 신반포 ‘삼성 vs 포스코’
두 곳 다 오는 30일 총회 앞두고 막판 총력전
압구정5구역 ‘현대 vs DL’, 신반포 ‘삼성 vs 포스코’
두 곳 다 오는 30일 총회 앞두고 막판 총력전
[땅집고] 서울 강남권 핵심 재건축 단지들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여파로 조합원들의 실질 부담을 줄여주는 ‘금융 조건’이 수주전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현대 “분담금 4년 유예에 확정금리” vs DL “코픽스+가산금리 0%”
15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의 최대어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5구역(한양 1·2차)에서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양사는 총 공사비 약 1조 4960억원 규모의 사업권을 두고 사활을 건 표심 잡기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신뢰와 책임’을 키워드로 내걸었다. 총 공사비 안에 하이엔드 특화 비용 1927억원을 포함한 이른바 ‘올인원 공사비’를 제안했다. 특히 인허가 비용, 공사비 검증 비용, 커뮤니티 운영비 등 향후 조합이 별도로 지불해야 할 항목들을 공사비 내에 선제적으로 반영해 불확실성을 없앴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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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대여 범위는 ‘조합이 필요로 하는 전체 사업비’로 제안했다. 금리는 코픽스(COFIX)+0.49%로 책정하고, 조달 금리가 이를 초과할 경우 현대건설이 부담하는 확정 금리 조건을 내걸었다. 이주비는 압구정5구역 일대 시세를 고려해 LTV(담보인정비율) 100%를 제안했다.
기본 이주비와 추가 이주비에는 동일한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통상 추가 이주비는 기본 이주비보다 조달 금리가 1~2%가량 높지만 동일 금리를 적용해 조합원의 이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설명이다.
반면 DL이앤씨는 더욱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필수 사업비 금리에 신잔액 기준 코픽스 가산금리 0%를 적용하고, 이주비 LTV 150%, 분담금 최대 7년 유예, 환급금 30일 이내 지급 등을 약속한 것.
금융비용 절감을 통해 조합원의 실질적인 현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설계비, 정비사업 전문용역비, 건설관리(CM) 용역비 등 조합사업비도 한도 없이 책임 조달하는 구조를 담았다.
이주비 조건으로는 법정 한도 기본이주비에 더해 총 이주비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50%까지 조달할 수 있는 구조를 제안했다. 추가이주비 금리를 기본이주비와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DL이앤씨는 조합원 분담금을 입주 때 100% 납부하거나, 지급보증을 통해 입주 후 최대 7년까지 유예할 수 있는 선택 구조도 제안했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에 따라 최고 68층, 397가구의 초고층 단지로 재탄생하는 압구정5구역은 압구정 일대에서 유일하게 경쟁 입찰을 벌이고 있다. 압구정5구역은 오는 16일 홍보관 오픈과 합동설명회를 거쳐,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에 나선다.
◇신반포 19·25차 ‘치열’…삼성물산 0% 가산금리 제안에 포스코이앤씨 -1% 맞불
총 공사비 약 4434억원 규모의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9·25차 통합 재건축 수주전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의 자존심 대결로 압축됐다. 이 현장은 포스코이앤씨가 은행조달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1%p 낮게 사업비를 대출하겠다고 제시하며 화제를 일으킨 현장이다.
통상 사업비 대여금리는 CD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하는데, 포스코이앤씨는 오히려 기준금리보다 낮은 조건을 제시해 승부수를 띄운 상황이다. 삼성물산도 이에 질세라 ‘CD금리+0%’ 조건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업계 최고 수준인 AA+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자금 조달’과 ‘무제한 사업비 지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업비 거품을 제거해 장기적으로 조합원들의 환급금 부담을 줄여주는 실속형 사업 구조를 제안했다.
사업비를 한도 없는 △최저금리 조달 △이주비 LTV 100% △주택시보증공사(HUG) 보증수수료 면제 △계약 후 30일 내 환급금 100% 지급 등 사업 조건도 약속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조합원의 분담금 부담 최소화를 기치로 걸고 이른바 ‘제로(0) 2 1’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동일 평형 입주 시 분담금 제로(0) ▲금융지원금 2억원 조기 지원 ▲사업비 전액 1.8%(CD-1%) 금리 적용이 주요 내용이다.
공사비 3.3㎡당 980만원 유지를 비롯해 세대당 금융 지원을 통해 조합원 개별 상환 의무가 없는 금융 구조를 설계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또 일반 분양가를 최대한 높여 사업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확정 후분양’과 물가 상승에도 공사비 변동이 없는 ‘확정 공사비’ 조건도 제시했다.
현재 신반포 19·25차는 최고 49층, 614가구 규모의 통합 단지로 재탄생한다. 두 건설사는 지난 13일 첫 합동설명회를 열고 홍보관을 운영 중이다. 압구정5구역과 마찬가지로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최종 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