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5.17 06:00
[땅집고] “무주택자가 주식으로 돈 벌면 70%는 집 사는 데 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자본 이익 중 1.3%만 소비에 사용하고, 상당 부분을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쓴다. 특히 무주택자의 경우 1년의 시차를 두고 주식으로 번 돈의 70%를 집을 사는 데 쓰고, 주가 상승기에는 주식을 팔아 주택을 구입할 확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거시분석팀은 2012~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가구패널 조사를 바탕으로 해당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주택자인 경우 자본이득이 1원 발생하면 0.78%를 순매도하고 이 중 0.7원을 다시 부동산 매입에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가 상승기에는 무주택자가 집을 매수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 수익 상위 5%인 무주택자가 주택 보유자로 바뀌는 확률은 주가 하락기에는 4.8%, 상승기에는 23.1%였다. 주식 미보유자의 경우 상승기에 11.8%, 하락기에 9.7%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 원인으로는 주식 투자의 저변이 좁다는 한계가 꼽힌다. 2024년 기준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주식자산 규모는 77%인데, 미국 256%, 유럽 184%보다 크게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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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주식시장 대비 부동산시장의 기대수익률이 높고 변동성은 작은 것도 요인이다. 코스피 지수 월평균 기대수익률은 0.09%에 그친 반면 부동산시장은 0.2% 수준으로 2배 이상이다. 반면 변동성은 코스피가 3.77%, 부동산시장은 0.45%에 불과하다. 주식 대비 부동산의 상대 수익률은 1.3%로, 미국(-2.6%), 일본(-8%), 독일(-3.6%), 프랑스(-3%) 등 주요 국가와 대비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코스피 지수 7500포인트를 넘어 8000포인트를 바라보는 등 국내 증시 호황기에 부동산 시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작년 주가 상승기를 기점으로 주식으로 번 돈이 주택 매입자금으로 쓰이는 비중이 커졌다.
국토교통부 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 집계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주택 매매에서 매입 자금 중 금융자산(주식, 채권) 매각 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5월 4.9%에서 2026년 1월 8.9%로 커졌다.
주택 가격이 비쌀수록 금융자산이 부동산으로 많이 이동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3월 6억원 미만 주택 매입자금 중 금융자산 비중은 2~2.7%, 9~12억원 주택은 3.7~3.8%, 15억원 이상 주택에선 9~9.4%였다.
국내 증시 호황으로 최근 가계의 의 주식 보유가 대폭 늘어나고 참여계층이 다양화돼 자산효과에도 변화가 감지되지만,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보고서는 “주가변동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국내외 여건 변화로 주가가 크게 조정받을 경우 주가하락 시 역자산 효과가 더 큰 경향과 맞물려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들어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 투자도 늘어나고 있어 자산가격 하락과 채무부담 확대가 동시에 경기 하방압력을 증폭시킬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