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5.14 17:59
서울 25개 구 일제히 오름세
15주 만에 최고 상승률 기록
세금 규제가 되레 집값 상승 불쏘시개
15주 만에 최고 상승률 기록
세금 규제가 되레 집값 상승 불쏘시개
[땅집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와 함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강남구마저 12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규제를 내놓을 때마다 집값이 치솟았던 ‘규제의 저주’가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8% 상승했다. 직전 주 상승률(0.15%)보다 0.13%포인트 확대되며 지난 1월 넷째 주(0.31%) 이후 15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2월 이후 6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약세 흐름을 보이며 서울에서 마지막 하락 지역으로 남아 있던 강남구가 이번 주 0.19% 오르며 12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로써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울 전 지역이 동반 상승한 것은 지난 2월 셋째 주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오히려 매물 잠김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9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4년 만에 다시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집주인들이 세 부담을 우려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공급 감소가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 주간 상승률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3주 연속 0.14~0.15% 수준을 유지했지만, 유예 종료 직후인 이번 주에는 상승 폭이 급격히 커졌다. 정부가 올해 초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공식화한 직후인 1월 넷째 주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강남권에서는 막판 급매 거래가 가격 상승을 자극했다. 송파구는 0.35% 올라 전주보다 상승 폭이 0.18%포인트 확대됐고, 서초구도 0.17% 올라 상승 폭이 0.13%포인트 커졌다. 송파구에서 시작된 급매 거래 흐름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고, 강남구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다시 호가가 뛰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권뿐 아니라 중저가 지역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성북구는 종암·돈암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0.54% 올라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최고치다. 서대문구 역시 0.45% 올라 2014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강서구(0.39%), 종로구(0.36%), 동대문구(0.33%), 강북구(0.33%), 구로구(0.33%) 등 외곽과 중하위권 지역까지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 종로구 역시 2012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와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상승 거래가 체결되면서 서울 전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뿐만이 아니다. 경기(0.07%→0.11%) 역시 전주 대비 상승폭을 확대한 가운데 인천(0.00%)은 하락에서 보합으로 돌아섰다. 다만 비수도권(-0.02%)은 3주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금 규제로 시장을 억누르려다 오히려 집값 상승을 자극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다주택자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기보다 잠기게 만들면서 거래 가능한 물량 자체가 줄고, 결국 실수요자들이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서울은 재건축 추진 단지와 역세권, 학군지, 대단지 등 실거주 선호 매수세가 강하다”며 “전세 상승률도 여전히 높아 실제 실거주 수요 압력이 커지고 있어 당분간 매매·전세 모두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