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5.15 06:00
전세난·집값 상승에 “차라리 매수” 확산
서울 외곽 넘어 경기 인접지로 실수요자 이동
서울 외곽 넘어 경기 인접지로 실수요자 이동
[땅집고] 서울 아파트 전세난과 매매가격 상승, 대출 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서울 탈출’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상대적으로 집값 부담이 낮은 경기 구리시로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1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경기 구리시 집합건물 매수인 780명 가운데 서울 거주자는 277명으로 전체의 35.5%를 차지했다. 구리에 집을 산 사람 3명 중 1명이 서울 거주자인 셈이다.
서울 수요가 경기권으로 이동하는 배경에는 서울 내 공급 부족과 전세난 심화가 있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거주 의무가 강화됐다. 이달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영향으로 기존 전세를 끼고 있던 매물이 매매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는데, 신규 매수자들이 직접 입주하면서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각종 부동산 규제가 나온 시점을 전후로 그 추세가 강해졌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난해 10월에는 구리시 내 매수자 277명 중 88명(31.7%)이 서울 거주자였다. 올해 1월 504명 중 163명(32.3%)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 35.5%까지 비중이 커졌다.
실제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6158건으로 지난해 10월 15일(2만4369건) 대비 33.7% 감소했다. 공급 부족 상황에서 전세 매물까지 줄어들자 전세금 부담이 빠르게 커졌고,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전세금이면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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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노원구 등 외곽 지역의 15억원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렸지만, 해당 지역 가격마저 단기간 가격이 급등했다. 그 때문에 수요가 다시 경기 인접 지역으로 확산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구리는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별내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서울 생활권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주택을 매입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요가 커지자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일보 AI부동산에 따르면, 경기 구리시 인창동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84㎡(이하 전용 면적)는 지난 4월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4월 10억7750만원 대비 2억원 이상 올랐다. 인근 ‘인창5단지삼환신일’ 99㎡ 역시 지난 4월 9억35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4월 거래가인 7억8500만원보다 크게 상승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 내 주택 공급 확대와 집값 안정이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전세난에 밀린 실수요자들의 경기 인접 지역 이동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기 주요 지역까지 가격 상승세가 확산되면서 수도권 전반의 주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min0212s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