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계약금 넣었는데 대출 불가?…고수들만 아는 대출 사전심사 디테일

    입력 : 2026.05.14 11:11

    [신보연의 부동산개발 처방] ④수백억원 개발 자금, 누구에게 어떻게 빌려야 좋을까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과 전공지도교수.

    [땅집고] 부동산 개발 사업은 수 년에 걸쳐 최소 수십억원부터 많게는 수백억원 이상 자금이 투입되는 장기 대규모 사업이다. 이렇게 긴 시간에 걸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자기 자본만으로는 사업을 이끌어가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자기 자본 외 개발 사업에 필요한 나머지 재원은 금융권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처럼 금융 환경이 보수적인 시기에는 ‘토지비 80%, 공사비 80%’ 같은 희망 비율을 제시하는 순간 심사 자체가 어려워진다. 금융권은 단순히 대출 비율만을 보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차주의 신용과 더불어 담보, 자기 자본, 그리고 사업의 현금 흐름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심사한 뒤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무리하게 대출을 일으키려 하기 보다는 사업 시행자 스스로 재무적 체력을 갖추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KB·종근당·삼정이 숨겨둔 노하우, 시니어 부동산 선점 전략은?

    ◇코로나 이후 돈 빌리기 더 어려워졌다

    서울에서 근린생활시설 중소형 빌딩을 개발하는 경우, 2020년 초반 2%대 저금리 시기까지만 해도 1금융권에서 토지비의 80%, 공사비의 80% 수준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에쿼티가 부족한 사업시행자라면 1 금융권 대출이 어렵더라도 높은 금리를 지불하면서 브릿지론을 통해 대출이 가능했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또는 신탁등기를 통한 2 금융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 다양한 루트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사용승인 후에는 완성된 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금리가 낮은 1금융권으로 리파이낸싱(재대출) 하는 구조 역시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이후 비대면·온라인 산업의 급성장으로 공간 수요가 감소했고,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대출 가능 여부를 따지는 것부터가 매우 까다로워졌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브릿지론과 PF대출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진 것. 대출 가능 한도도 크게 축소되었고, 대출 금리 또한 최소 4% 이상으로 높아진 상황이다.

    /연합뉴스

    ◇자금조달에 필요한 핵심, ‘4대 요건’은

    현재 금융환경에서 자금조달의 핵심을 꼽자면 차주, 자기자본, 담보, 현금흐름 크게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이 ‘4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지금도 1금융권에서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첫째, 차주는 돈을 빌리는 주체다. 과거에는 신설법인이라도 신용등급을 확보하면 담보대출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신설법인 자체로는 신용등급을 획득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법인의 업종이 부동산개발업이나 임대업이면 기피업종으로 분류되기 쉬워 심사가 더욱 까다롭다.

    따라서 부동산개발 및 임대업을 목적으로 새로 설립한 법인보다는 다른 업종을 영위하는 기존 법인이거나, 임대업이라도 업력과 재무제표가 탄탄한 법인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둘째, 자기자본은 흔히 에쿼티(Equity)라고 불린다. 1금융권은 총사업비 중 자기자본 비율을 20%~30% 수준으로 요구하는데, 이는 낮은 자기자본 비율이 공사비 증가, 공기 지연, 사용승인 후 공실 등 예기치 못한 변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자기자본을 확보하는 것은 금융권 리스크 헤지 차원이기도 하지만, 사업시행자 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셋째, 담보는 차주가 대출을 받으면서 자신의 자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것이다. 현재는 대출금액 전액을 담보로 완전히 커버할 수 있어야 1금융권 대출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총 사업비가 100억원이고 대출 가능액이 70억원이라면, 해당 대출액 70억원에 대해 통상적인 채권최고액 120%인 84억원 상당을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게다가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 종류마다 다르긴 하지만, 금융기관은 설정된 채권최고액이 담보 감정평가금액의 담보인정비율(LTV) 약 60% 이내에 수용될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필요한 담보 감정평가금액은 최소 140억원[=채권최고액 84억 ÷ LTV 60%] 이상이어야 한다.

    신축 공사 중인 건축물은 독립적인 담보 설정이 불가하므로, 이미 토지를 담보로 제공한 상황에서 추가 담보 여력이 부족하다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다른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구조다.

    넷째, 현금 흐름은 매월 대출 이자를 지불하고도 개발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 흐름, 즉 상환 여력을 의미한다. 공사 기간 중에는 자기자본으로 건축자금 대출 외의 기성고 자금과 함께 대출이자를 동시에 감당할 현금 여력이 필요하다.

    사용승인 후 임대사업을 가정할 경우, 개인사업자는 연간 임대료 수입이 연간 이자비용의 1.5 배 이상이어야 대출이 가능하다(비주택 RTI 1.5 배 이상 조건). 법인은 RTI 기준이 공식적으로 적용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개인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임대수입을 입증하지 못하면 대출 승인이 어려워 결국 상환 여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는 앞서 3단계 사업타당성 분석 내용에서 강조한 ‘수익률보다 실질수익(현금흐름)이 중요하다’는 원칙과 일맥상통한다.

    ◇부지 매입 전 반드시 ‘대출 사전심사’ 받기

    지금처럼 금융이 보수적인 시기에는 개발 사업 시행자가 계획한 자금 계획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가는 향후 공사비 조달이 힘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부지를 이미 확보한 경우가 아니라면, 토지 매입 전에 반드시 토지비 대출과 함께 건축 자금 대출 여부에 대한 사전심사를 받아둬야 한다.

    주거래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에 사전심사를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응하는 곳은 많지 않다. 따라서 사업 시행자는 평소 주거래 은행을 서너 곳 이상 확보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개발사업 대출 심사 시에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한다. 사업계획서에는 개발 개요, 입지분석, 건축개요와 함께 설계의 특징과 장점, 설계 및 시공 참여사 정보, 조감도, 개략 평면도, 층별 임대가능 면적과 보증금, 임대료, 관리비 수준, 사업추진 일정표, 그리고 깨알만한 글씨로 수입과 지출을 한 장에 표기한 수지분석표를 포함한다.

    그러나 사업계획서보다 더 핵심적인 것은 앞서 설명한 자금조달의 4대 핵심 요건을 명확히 제시한 ‘자금조달계획서’다. 금융권이 별도로 요청하지 않더라도 이를 선제적으로 제출하면 사업시행자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자금조달계획서 들어갈 내용으로는 ‘총 사업비의 30%는 자기자본으로 확보되어 있으며, 토지비의 70%는 대출, 나머지 30%는 자기자본으로 충당한다’, ‘공사비의 70%는 건축자금 대출로 조달하되, 신축 중인 건축물은 담보 제공이 불가하므로 기보유 타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다’, ‘건축 자금 대출 외 기성금 지급은 자기 자본에서 충당하며, 대출 이자를 안정적으로 납부하고 예기치 못한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유동성 자금을 별도 보유하고 있다’는 등이 있다. 이 같은 내용에 에쿼티와 여유자금의 잔액증명서, 그리고 담보 제공 부동산 목록을 첨부한다면 1금융권에서 긍정적인 대출 조건 제안을 받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금융권 최소 2곳 이상 확답 받아야 안전

    자금조달계획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부지매입계약 전에 토지비와 건축자금에 대한 금리제안을 사업시행자가 기대했던 조건으로 받았다고 가정하자. 이후 사업 시행자는 중개인에게 연락해 부지매입계약에 관한 조율을 한 후 계약을 체결한다.

    이 때 통상적으로 부지매입 계약금은 사업시행자의 에쿼티에서 지불한다. 이후 개발할 프로젝트에 대해 건축사와 의논하며 설계하고, 부지 위 건물에서 거주하거나 영업하고 있는 임차인들을 퇴거하는 등 수 개월이 지난 후 잔금을 치를 때 금융권에서 받아 놓은 금리제안서의 조건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경우는 드물다. 금리제안서는 법적구속력이 없는 사전 제안이기 때문이다.

    계약 체결 이후 수개월이 지나는 동안 금융 환경이 변화하거나, 은행 내부의 대출 한도가 소진되는 등 예측하지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연말 무렵에는 금융권의 연간 대출 한도 소진으로 인해 자금 조달이 갑작스럽게 어려워지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한다. 이미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불한 상황에서 잔금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개발 프로젝트의 일정과 자금계획 전체가 한순간에 어그러지는 이른바 ‘청천벽력’과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물론 중도금을 지불하였기 때문에 쉽게 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지만 사업시행자의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땅집고] 토지비와 건축비 대출 사전심사를 받은 대출 상품 금리 제안서 예시.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과 전공지도교수.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자금조달계획서와 사업계획서를 기준으로, 부지 매입 전에 반드시 2곳 이상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사전심사 결과를 받아두어야 한다. 단순히 2곳에 심사를 접수하는 데 그치는 데서 더 나아가, 복수의 주거래 은행 담당자들로부터 심사 과정에서의 피드백, 즉 어떤 요소가 미흡하고 어떤 부분을 보완하면 더 유리한지를 취합해 자금조달계획을 정교화해야 한다. 이런 피드백 내용까지 종합해 최소한 2곳 이상 금리제안서를 받고, 다른 금융권에서도 이런 조건이면 충분히 대출이 가능한 상황을 사업 시행자가 부지 매입 전에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해결의 실마리는 앞서 언급한 자금조달의 4대 핵심 요건에 있다. 물론 이 밖에도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무리한 타인자금 조달은 외부 환경 변화나 예기치 못한 변수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자금조달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과 전공지도교수, 편집=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