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세 번 버림받았는데…9년 만에 18억 뛰었다, 낡은 28평 빌라의 정체

    입력 : 2026.05.13 14:10

    네 번째 도전 끝에 신속통합기획 선정
    이태원 이테크빌 5억6000만→24억
    국공유지 협상·상가 동의 변수

    [땅집고] 12일 오후에 찾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테크빌'. 전용 73㎡이 지난해 9월 24억원에 거래됐다. 한남1구역 재개발이 가시화되면서 가격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강시온 기자

    [땅집고]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의 마지막 미개발 구역인 한남1구역이 재개발 사업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한남2~5구역이 모두 시공사를 선정하거나 사업을 본궤도에 올린 가운데, 한남1구역도 네 번째 도전 끝에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사업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장에서는 한남뉴타운 전체 개발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일대 아파트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12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730번지 일원은 이태원역과 녹사평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으로, 한남동 상권과 용산구청이 인접한 핵심 입지다. 한남뉴타운 가운데서도 서울 도심과 강남을 동시에 잇는 뛰어난 접근성을 갖춰 사업 기대감이 높다.

    ◇ 한남1구역 ‘이테크빌’ 9년 만에 18억원 상승

    한남1구역 기대감은 가장 먼저 기존 아파트 가격에 반영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테크빌’ 전용 73㎡(28평형) 5층은 지난해 9월 24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이 지난 2016년 5월 5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9년 만에 18억4000만원 상승한 셈이다.

    이테크빌은 한남1구역 내 아파트 가운데 유일하게 엘리베이터와 지하주차장을 갖춘 단지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는 전용 84㎡와 58㎡ 매물이 각각 최고 27억원 수준에 나와 있다.

    이 단지는 사업 지연에 따라 가격 변동폭도 컸다. 재개발 추진이 답보 상태였던 2012년에는 전용 64㎡가 이전 거래보다 1억35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며 20%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한남뉴타운 전체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미래가치가 다시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상가·오피스는 끝났다, 시니어 주거 개발이 유일한 골든타임

    ◇ 세 번 실패 딛고…네 번째 도전 성공

    한남1구역은 그동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러 차례 좌절을 겪었다. 2018년 첫 번째 도전 당시에는 이태원 상권 중심부를 포함한 사업구역 내 상가 소유주들의 반대가 컸다. 상권 유지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상가 측이 재개발에 소극적이었고, 결국 사업은 무산됐다.

    2020년에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재개발 방식으로 다시 도전했지만 후보지 선정에서 탈락했다. 이후 2022년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방식을 선택해 세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선정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네 번째 도전 끝에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최종 선정되면서 사업이 다시 살아났다. 사업구역은 약 4만4000㎡ 규모로 조정됐으며, 추진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서울시와 용산구, 관계기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땅집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730번지 일원. 재개발을 앞둔 거리의 모습. /강시온 기자

    KB·종근당·삼정이 숨겨둔 노하우, 시니어 부동산 선점 전략은?

    한남뉴타운의 다른 구역은 이미 사업이 상당 부분 진척됐다. 한남2구역은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한남 써밋’을 추진 중이다. 한남3구역은 현대건설이 ‘디에이치 한남’을 준비하고 있다. 한남4구역은 삼성물산이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남5구역은 DL이앤씨가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남1구역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한남뉴타운 전체 개발이 사실상 완성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 국공유지 1100평 협상이 최대 변수

    현재 가장 큰 변수는 구역 내 약 1100평 규모의 국공유지 처리 문제다. 외교부 소유 부지를 포함하고 있어 관계기관 간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민동범 한남1구역 추진준비위원장은 “현재 신속통합기획안을 수립 중으로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외교부 부지 협의가 마무리되면 사업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공유지 문제는 구청을 통해 협의해야 해 시간이 걸리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정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상가 소유주들의 분위기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이태원 상권이 예전만 못하고 공실이 늘면서 재개발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상가주들이 늘고 있다는 것. 민 위원장은 “과거에는 상권 가치가 높아 반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홍대, 성수, 을지로 등으로 상권이 분산되면서 재개발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남뉴타운 최종 완성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본다. 일대에서는 향후 후분양 아파트의 경우 3.3㎡당 3억원 수준까지 거론될 정도로 상징성이 크다는 이야기도 거론된다. 민 위원장은 “오는 6~7월 신속통합기획이 마무리되면 용산구청 주관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라며 “한남1구역이 본격 추진되면 한남뉴타운 전체 가치가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kso@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