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5.09 06:00
골프장 사고 판결 엇갈린 이유
타구 방향 확인 안 한 캐디, 벌금형 선고
법원 “카트 사고, 무조건 캐디 과실 아냐”
타구 방향 확인 안 한 캐디, 벌금형 선고
법원 “카트 사고, 무조건 캐디 과실 아냐”
[땅집고]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둘러싸고 캐디의 과실 책임을 묻는 법원의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타구 사고로 이용객을 실명하게 한 캐디에게는 벌금형이 선고된 반면, 카트 추락 사고에 대해서는 골프장 측의 손을 들어주는 등 사고 상황에 따라 책임 소재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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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사고’ 캐디 벌금형
최근 청주지법 형사2단독 임진수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30대 캐디 A씨에게 최근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6월 청주의 한 골프장에서 경기 진행 중 안전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해 이용객 B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는 후방 15m 지점에서 동료가 친 공에 눈을 맞아 실명하는 중상을 입었다.
재판부는 "캐디는 타구 방향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위험 요인이 있다면 이동을 요구하거나 경기를 중단시켜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며 "피고인이 카트 인근에서 대기하는 등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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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추락, 무조건 캐디 잘못 아냐” 법원 판단
그간 골프장 사고는 안전 장치 설치 미비나 관리 소홀을 이유로 골프장과 캐디에게 무거운 책임을 묻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카트 사고에서는 이용객의 주장과 달리 캐디의 과실이 없다는 판결도 나왔다.
전주지법은 지난 3월, 골프 카트에서 떨어져 경막외출혈 등의 상해를 입은 이용객 C씨가 골프장 운영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C씨는 “캐디가 내리막 커브 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급회전해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현장 영상 확인 결과 사고 지점이 좌회전이 시작되기 전이었으며, 캐디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무리하게 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아마추어 골퍼 ‘슬라이스’ 사고, 책임은 골프장·캐디에
유명 인사가 연루된 타구 사고에서도 법원은 골퍼 개인보다는 관리 주체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 씨가 친 공에 맞아 다친 이용객이 제기한 약 1억4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2024년 법원은 박 씨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아마추어 골퍼에게 흔한 슬라이스 타구가 발생했을 때 공이 다른 홀로 넘어가지 않도록 관리할 주의 의무는 골프장 업체와 캐디에게 있다"며 "박 씨는 캐디의 지시에 따라 통상적인 방법으로 경기에 임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업계 한 관계자는 “법원이 사고의 구체적 정황에 따라 캐디의 과실 범위를 정밀하게 따지는 추세”라며 “이용객 스스로도 카트 이동이나 타구 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