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5.10 06:00
200곳 중 인가 국제학교는 단 7곳…교육부, ‘폐쇄 불사’ 칼 빼들었다
‘국제학교 프리미엄’ 흔들…주변 집값ㆍ상권 등 부동산에도 영향 미칠까
‘국제학교 프리미엄’ 흔들…주변 집값ㆍ상권 등 부동산에도 영향 미칠까
[땅집고] 유명 연예인 자녀가 다니고, 수천만원대 교육비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국제학교 상당수가 비인가 형태로 운영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교육 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고 일반 학교처럼 운영되는 ‘미(未)인가 국제학교’에 대해 사실상 ‘폐쇄’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국제학교들이 초긴장 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인가·등록 없이 학교 형태로 운영되는 교육시설에 대해 법 위반 사항을 충분히 고지한 뒤, 고발·수사의뢰는 물론 폐쇄 명령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도 폐쇄 명령 불이행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는 미인가 교육시설이 폐쇄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초·중등교육법 제65조에는 인가 없이 학교 형태로 운영되는 시설에 대해 폐쇄를 명령할 수 있는 규정이 있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도 별도 처벌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번 법 개정은 이 같은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해당 법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 국제학교 대부분이 ‘비인가’에…학비는 수천만원에 달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교육당국이 현장 점검을 통해 파악한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은 전국 200여곳이다. 또 글로벌 국제학교 조사기관 ISC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영미권 교육기관 159곳 가운데 국내 학력이 인정되는 정식 외국인학교·국제학교는 29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30곳은 ‘비인가 국제학교’로 재학생 규모는 약 2만60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내에서 인가를 받은 국제학교는 7곳에 불과하며, 이들 대부분은 제주 등 지방에 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송도의 채드윅송도국제학교와 칼빈매니토바국제학교 등 단 두 곳만 정식 인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수도권 학군지를 중심으로 일부 비인가 국제학교들은 학원이나 대안교육시설 형태로 등록한 뒤 미국·영국식 커리큘럼과 학년제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학교의 교육비는 연간 평균 3000만원 수준이며, 많게는 5000만원에 달하는 곳도 있다.
높은 학비에도 불구하고 국제학교에 대한 관심은 큰 상태다. ‘영어 몰입 교육’ 수요와 더불어 유명 연예인 자녀들이 재학 중인 학교로 알려지며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다. 인가 국제학교인 송도 채드윅 국제학교 등에는 수많은 인기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자녀가 재학 중이고, 비인가로 확인된 국제학교에도 많이 포진해 있다.
가수이자 대중문화교류위원장인 박진영 자녀는 에스아이이(SIE), 배우 한가인 자녀는 브리티시에듀케이션코리아(BEK), 이병헌·이민정 부부 자녀는 서울아카데미, 가수 백지영 자녀는 그레이스인터내셔널아카데미(GIA)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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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학교 프리미엄’ 흔들리나…부동산 시장 영향 촉각
비인가 국제학교가 실제 폐쇄로 이어질 경우,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제학교가 일반적인 ‘초품아’를 넘어 집값이나 상권 등 지역 부동산 가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학교 수요는 고소득층 중심으로 형성되며 지역 내 부촌 이미지와 결합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국제학교 설립이나 운영 소식 자체가 지역 부동산 가치 상승 기대감으로 이어졌고, 교육 목적의 실거주 수요와 투자 수요까지 유입되면서 주변 집값의 방어력을 높인다는 평가도 받아왔다.
실제 국제학교 인근 아파트는 일반 학군 단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돼 왔다. 조선일보 AI부동산에 따르면 채드윅송도국제학교 인근 ‘송도더샵13단지하버뷰’ 전용 84㎡는 올해 1월 8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인근 일반 학군 단지인 ‘송도롯데캐슬아파트’ 전용 84㎡는 같은 기간 7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국제학교 입지 차이로 1억원 가량의 가격 차이가 벌어진 셈이다.
한편, 교육계에서는 갑작스러운 폐쇄 조치가 이뤄질 경우 학생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학업 연속성이 끊기고 전학 혼선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폐쇄 이전에 학사 연계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min0212s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