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5.06 11:26
[붇이슈] 임차인 있는 토허제 아파트 매매 사연…세입자에 이사비 5천만원 지급
[땅집고] 실거주를 해야만 집을 살 수 있는 토지거래허가제도와 임차인을 보호하는 임대차법이 동시에 적용되는 상황에서 이사비를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퇴거 위로금이 지급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최대 부동산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임차인의 퇴거 거부로 인한 명도 이슈가 불거진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작년 10월 15일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아파트 매매 시 실거주의무가 부과된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은행에 묵혀둔 돈" 3천만 원으로21채 일궈낸'부동산 경매 수익'의 비밀
작성자는 “잔금 치르고 왔는데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토허구역 내 세입자가 있는 아파트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토로한 글이었다.
게시글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지난 4월 28일 잔금을 치르는 일정으로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에 거주하던 임차인은 4월 20일 퇴거하고, 그 다음날인 21일부터 내부 인테리어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매매계약서 작성 전 임차인의 퇴거확약서를 첨부해 구청으로부터 토지거래허가를 얻었다.
하지만 임차인 B씨의 변심으로 A씨의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퇴거 예정일 사흘 전인 지난 4월 17일 A씨는 공인중개사로부터 B씨가 퇴거를 거부하면서 매도인과 이사비를 협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중개사는 먼저 잔금을 치른 뒤 임차인 명도를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A씨는 기존 매도인과 협의하던 명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권을 넘겨 받으면 추후 명도 소송 등을 거쳐 6개월 이상 지연될 것을 우려했다. 실제 임차인 B씨는 매도인으로부터 이사비 1000만원을 제시받았으나 거절했고, 월세도 6개월째 미납한 상태였다.
그 때문에 A씨는 잔금 전 시작하려던 인테리어 공사도 취소해야 했다. 잔금 전날 극적으로 임차인 B씨가 퇴거를 결정하면서 잔금 일정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매도인으로부터 이사비를 무려 5000만원 받기로 하면서다.
사연자 A씨는 “매도인이 큰 부담을 진 건 계약 파기로 인한 배액배상금(1억원 이상)보다 임차인과 합의금이 더 낮았기에 한 선택이라 생각한다”며 “매도인 측에서 사과를 하긴 했지만, 대응방안을 찾고 변호사 상담, 인테리어 업체와 손해배상 협의, 대출, 토지거래허가 추가 조치 등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현재의 제도가 적절한지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매도인, 임차인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느낀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텐데 임대인(매도인)은 무슨 잘못을 했길래 5000만원이나 주나”고 했다.
이처럼 토허구역 지정과 기존 임대차법 등 연쇄적인 규제책으로 인해 주택 매매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일각에서는 실거주 의무가 부과돼 임차인의 퇴거 동의 없이는 주택을 사고 팔 수 없는 상황에서 거액의 퇴거 위로금 관행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또한 사연의 임차인처럼 월세 미납, 고의적인 퇴거 거부 등을 우려해 세입자를 골라 받는 ‘세입자 필터링’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랐다. 실제로 지난 4월 온라인 매물 사이트에는 ‘1990년생 이전의 신혼부부만 가능한 집’ 등 세입자 선별 조건이 붙은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