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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부풀리기 논란' 부영, 알고보니 '임대왕' 아닌 '분양왕'

    입력 : 2026.05.04 06:00

    [건설사기상도-부영주택]② 1년 만에 적자서 2547억 흑자…분양전환ㆍ3.2조 ‘꿀금리’ 통했다
    [땅집고]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부영 사옥 이미지. /이지은 기자


    [땅집고] 부영주택이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한 가운데, 그 비결을 두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영주택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함과 동시에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 분양수익만 1조 육박… ‘선 임대 후 분양’ 전략 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지난해 매출 1조1330억원, 영업이익 25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 규모가 2배 이상 급증하며 단숨에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전년 13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부영주택은 당기 영업이익 2547억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상승의 일등 공신은 단연 ‘분양 전환 수익’이다. 지난해 부영의 분양수익은 987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7%를 차지했다. 전년(3797억원)과 비교하면 약 2.6배 폭증한 수치다. 그동안 주 수익원이었던 임대료 수익(932억원)을 압도하며 사업 구조 자체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는 부영의 독특한 사업 모델인 ‘선 임대 후 분양’ 전략이 시장 상황과 맞아떨어진 결과다. 임대 의무 기간이 종료된 단지들을 순차적으로 분양 전환하면서,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집값을 분양가에 반영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매출로 실현했다는 분석이다.

    ◇ “6억인 줄 알았는데 12억?” 전국서 ‘고분양가 폭리’ 갈등 활활

    부영주택의 초대박 실적 이면에는 공공임대 아파트 임차인들과의 극심한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남 여수시 등 부영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시의원까지 나서 부영 측의 무리한 고가 분양전환을 규탄하고 있다.

    이석주 여수시의원은 작년 9월 언론 기고문을 통해 “부영이 분양가를 비싸게 책정해 폭리를 취하고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실제 여수 ‘웅천부영 1차’의 경우 2020년 조기분양 당시 84㎡(이하 전용면적) 분양가를 2억9090만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2년 뒤 입주한 인근 신축 단지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21년 분양 전환한 웅천부영 2·3차는 1년 만에 분양가가 최고 6000만원 가까이 오른 3억5100만원대로 책정돼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감정평가 비교 기준 설정부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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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은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2023년 8월 10년임대 만기로 분양전환하고 2024년 감정평가를 진행한 제주 삼화부영3차는 분양가와 감정평가법인 선정을 두고 입주민과 부영, 제주시가 갈등을 빚으면서 결국 행정소송과 감사로까지 번졌다.

    분양전환을 추진 중인 경기 성남시 수정구 ‘위례포레스트사랑으로부영’에서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여부를 놓고 입주민과 부영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6억원대에 분양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7년을 거주해온 임차인들은 분양가가 12억원으로 책정되자 30여 명이 작년 12월 법원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작년 2월에는 임대아파트의 분양 전환 가격이 부풀려졌다며 전국 임차인들이 부영그룹을 상대로 낸 부당이익금 반환 소송이 14년 만에 대법원 승소 판결로 마무리됐다. 임차인 3000여 명은 35건의 소송에서 모두 이겼으며, 지급한 승소 판결금은 총 383억원에 달한다.

    부영의 분양전환은10년 임대의 경우 감정평가금액 이하로 진행하고 5년의 경우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의 산술평균으로 진행한다. 분양전환 가격은 지자체가 선정한 감정평가사가 산정한 감정평가금액 이하로 산정하며, 사업주는 분양전환 가격을 임의로 정할 수 없다.

    ◇”서민 주머니 털어 부 쌓아” 비판…또다른 실적 배경? 3.2조 ‘꿀금리’

    업계에서는 부영의 이 같은 ‘역대급 실적’에 대해 일부 비판적인 시각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명분으로 정부의 저리 기금을 지원받아 성장했음에도 정작 분양 전환 시점에는 높은 시세를 반영해 ‘배를 불리고 있다’는 시각이다. 분양 전환 가격은 임대 시작 당시가 아닌 분양 시점의 감정가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결과적으로 임대 주택에 거주하며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건설사가 막대한 부를 쌓고 있다는 우려다.

    익명의 정비업계 관계자는 “부영의 구조상 임대 의무 기간이 끝나는 단지가 늘어날수록 분양 전환을 통한 현금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며 “과거 임대료 수익과는 차원이 다른 분양 차익이 발생하면서 실적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나, 공공성을 저해한다는 사회적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영주택의 또 다른 실적 비결은 정부의 저리 정책 자금을 적극 활용한 ‘금융 레버리지’에 있다. 현재 부영주택의 부채 13조여 원 중 3조2415억원이 정부의 주택도시기금 대출이다. 일반 시중은행 금리보다 현저히 낮은 정책 자금을 활용해 사업 부지를 확보하고 건물을 지은 뒤, 분양 전환을 통해 고수익을 거두는 ‘저금리 활용법’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공적 자금을 지렛대 삼아 민간 건설사가 막대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사례라고 보고 있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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