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노는 땅에 조경수 심어 수익 나눠드려요" 하버드 석사의 도전

    입력 : 2026.04.30 06:00

    “나무 구매 요청시 48시간 내 견적
    운송·검수 등 컨시어지 서비스”

    [땅집고] “요즘 국내 고급 아파트는 조경 공사비로 수백억원씩 쏟아붓고 있죠. 나무 값으로 100억원 넘게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무 유통은 깜짝 놀랄만큼 주먹구구식입니다.”

    [땅집고] 라이다 카메라를 활용해 조경수 품질을 점검하는 안정록 루트릭스 대표. /루트릭스

    2021년 조경수 유통 플랫폼 루트릭스를 창업한 안정록 대표. 그는 전국 700여개 나무 농장 데이터를 디지털로 바꿔 나무가 필요한 건설사, 조경업체, 개인 등에게 연결해 주고 있다. 작은 묘목부터 수억원대에 달하는 명품 소나무까지 웬만한 나무는 다 취급한다. 안 대표는 “단순한 유통이 아니라 조경 시공에 필요한 나무 가격 견적, 운송, 검수 등 유통 전 과정에 걸친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미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조경설계 석사를 받은 안 대표가 창업한 이유는 조경수가 돈이 되는데, 유통 시장이 너무 답답해 바꿔보고 싶었다는 것. 현재 국내 나무 거래액은 연간 4조원대로 매년 성장 중이고, 나무 농장과 조경업체도 각각 1만 곳, 7000여곳에 달한다. 하지만 나무 유통 구조는 사실상 깜깜이 게임과 다름없다. 그는 “구매자들은 사고 싶은 나무의 위치와 가격을 몰라 인맥에만 의존하고 있었다”면서 “반대로 나무 농장주 90% 이상은 본업이 아닌 데다 60~70대 고령자여서 판로를 모르더라”고 했다.

    입찰가부터 수익률 계산까지…국내 AI기반 경매 도우미 등장

    그래서 안 대표는 지난 4년여간 전국 나무 농장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라이다 카메라를 활용한 스캐닝 기술로 나무의 수량과 수형까지 정교한 데이터를 만들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매 요청시 48시간 안에 견적을 내주고 추후 전문가를 통한 배송도 해준다.

    지금까지 시장에서 반응은 좋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을 포함해 국내 상위 조경업체 8곳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 아파트에 조경수를 납품했고,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펜트하우스 조경 시설도 시공했다.

    안 대표는 유휴 부지를 활용한 조경수 위탁 생산 사업도 선보인다. 땅주인이 놀리는 농지를 10년 이상 빌려주면 루트릭스가 조경수를 심어 판매한 뒤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땅주인은 나무가 성장하는 4~5년차까지는 토지 임대료만 받고 조경수 판매를 시작하면 추가 수익을 얻는다. 안 대표는 “땅주인은 투자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면서 “농지 소유권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했다.

    루트릭스와 땅집고는 오는 5월 20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상연재 시청역점에서 토지주 대상으로 유휴부지를 활용한 조경수 생산 사업설명회를 공동 개최한다. 유휴부지 활용 방안부터 루트릭스의 생산 지원 가이드, 판매 연계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안한다. 유통망이 필요한 나무 농장주, 양질의 조경수 확보를 원하는 건설사 등이 참석할 수 있다. 루트릭스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raul1649@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