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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세계도 전세보증금 27억 떼였다…청담동 사택 경매로

    입력 : 2026.04.30 06:00

    브르넨 청담, 경매서 49억3000만원 낙찰
    신세계인터내셔날 전 대표용 사택
    보증금 35억 냈는데…선순위 배당하면 27억 못받아
    /신세계인터내셔날

    [땅집고] 신세계그룹의 패션 비즈니스 전문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부동산 경매 때문에 27억원대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약 2년 전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윌리엄 김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그에게 전세보증금 35억원 상당 청담동 초고가 주택을 사택으로 제공했는데, 이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보증금 대부분을 날리게 된 것이다.

    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브르넨 청담’ 205㎡(62평)가 이달 23일 진행한 3회차 경매에서 49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주택은 지난해 7월 감정가 75억3000만원에 최초 경매를 열었지만 두 차례 유찰됐다. 이후 최저입찰가가 48억1920만원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최고가를 써낸 응찰자가 나타나면서 새 주인을 찾게 된 것이다. 사건번호 2024타경115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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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르넨 청담’은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전통 부촌(富村)으로 꼽히는 청담동 일대에 들어선 지하 3층~지상 7층, 총 8가구 규모 하이엔드 단지다. 2019년 준공했는데 분양가가 워낙 비싼 탓에 전체의 절반인 4가구가 미분양되면서 주택을 공급한 ㈜브르넨까사의 이혜진 대표가 소유권을 떠안게 됐다.

    [땅집고] 이달 23일 낙찰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브르넨 청담’ 경매 개요. /이지은 기자

    이번에 경매를 진행한 주택은 이 대표가 보유하던 미분양 4가구 중 한 채다. 이 주택은 2023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글로벌 명품 패션 전문가인 윌리엄 김을 대표로 영입하면서 제공했던 보증금 35억원 상당 사택이라는 것.

    작년 말 사임한 윌리엄 김 대표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구찌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내고,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에서 리테일&디지털 총괄수석부사장을 역임한 패션업계 유명 경영인이다. 당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그를 모셔오면서 파격적인 연봉에다 초고가 사택 ‘브르넨 청담’까지 마련해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었던 바 있다. 실제로 윌리엄 김을 포함해 가족 등 관련인으로 보이는 총 4명이 이 집 점유인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번에 ‘브르넨 청담’이 경매로 팔리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보증금 35억원을 다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다. 이혜진 ㈜브르넨까사 대표가 채무를 제 때 상환하지 못하면서 여러 채권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경매를 신청한 것인데, 권리분석 결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배당 순서가 밀리는 것.

    [땅집고] 이달 23일 낙찰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브르넨 청담’ 경매 예상 배당표. /챗gpt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주택에 걸려 있는 담보권 중 가장 앞선 권리는 2022년 1월 등록된 근저당권 4건이다. 원래 각 근저당권자가 모두 달랐지만, 도합 42억원인 채권을 안양저축은행이 인수하면서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됐다. 이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윌리엄 김 대표에게 이 집을 전세로 주면서 설정한 35억원 상당 전세권은 2023년 2월로 기재됐다. 시간 순서로 보면 선순위 근저당권자보다 더 늦은 시기에 전세권이 등록된 것이다.

    따라서 이달 집이 경매로 49억3000만원에 매각되면서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안양저축은행이 최고 42억원을 먼저 배당받게 된다. 이 금액을 변제하고 남은 돈 7억3000만원이 전세권자인 신세계인터내셔날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그러면 당초 지불했던 전세보증금 35억원 중 27억7000만원은 날리게 된다. 실제 배당액은 경매 집행비용이나 세금 등 영향으로 달라질 수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보증금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셈이다.

    [땅집고] 2023년 취임한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 /신세계인터내셔날

    한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구원 투수로 윌리엄 김 대표를 영입한 이후에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은 2024년 1조735억원에서 2025년 1조109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2억4110만원에서 마이너스 114억9678만원으로 폭락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증가한데다 자회사 중 비건 화장품 브랜드인 ‘어뮤즈’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손실을 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윌리엄 김 대표는 보수로 총 27억2400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공시됐다.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에서 기본 급여(성과급 제외)로 24억4500만원을, 정재은 명예회장과 이명희 총괄회장이 총 보수로 각각 18억4000만원을 지급받은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업계에선 윌리엄 김 대표가 지난해 말 조기 사임하긴 했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이 저조한 데 이어 그에게 제공했던 사택 때문에 27억원대 보증금 손실까지 발생하면서, 경영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할 주주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제기된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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