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4.28 06:00
1.2조 당기순이익, 외환은행과 통합 이후 최대 실적
비은행 비중 18% 증가, 중동 전쟁 여파로 타격
비은행 비중 18% 증가, 중동 전쟁 여파로 타격
[땅집고] 함영주 회장 2기 2년 차에 접어든 하나금융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외화자산 비중이 주요 금융그룹 중 가장 많았던 터라 중동 전쟁으로 인한 타격이 있었지만, 하나은행이 기업대출로 버티고 비은행 부문 계열사가 성장해 손실을 메웠다.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조21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7.3%(823억원) 증가한 수치다. 작년 4분기 5694억원보다는 두배 넘게 증가한 실적이다.
이는 외환은행과 통합한 2015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통합법인인 KEB하나은행의 초대 은행장을 맡았었다. 그룹 회장으로 두 번째 임기에서 연일 역대 최대 규모 실적을 내고 있다.
◇ 비은행 비중 12%→18% 증가, 증시 호황 효과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이자이익 2조5053억원, 수수료이익 6678억원을 기록했다. 두 부문을 합한 핵심이익은 3조1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1.82%로 유지했고, 수수료이익은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부문 확대로 28.0% 증가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기여도는 18%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12.1% 대비 비중이 늘었지만, 자본시장 관련 계열사를 제외하면 힘을 못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WM 관련 수수료 이익은 3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1675억원 대비 87% 이상 늘었다.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하나증권은 1분기 순이익으로 1033억원을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7.1% 증가했다. 하나캐피탈은 535억원으로 70.2% 늘었다. 하지만, 하나자산신탁, 하나생명은 각각 62.1%, 35.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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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1조10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저년 동시 9929억원보다 11.2% 성장했다. 이는 1조1571억원을 기록한 신한은행보다 뒤지지만, 1조1010억원의 KB국민은행보다 많다.
정부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원화대출 중 기업대출 비중이 늘었다. 원화대출 잔액은 320조7470억원으로 작년 1분기 303조5680억원 대비 5.7% 늘었는데, 기업대출은 167조1950억원에서 179억4580억원으로 늘었다. 그 비중은 55.07%에서 55.95%로 소폭 늘었다.
◇ 외화자산 ‘최대’, 중동 전쟁 리스크로 타격
하나금융은 1분기 중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 리스크로 인해 주요 금융그룹 중 가장 큰 타격을 봤다. 하나금융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1분기에만 약 823억원 규모의 일회성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했다. 하나금융의 외화자산 비중은 총 자산의 약 16%로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화 손실로 인해 자본 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도 하락했다. CET1 비율은 13.09%로 작년 말 기준 13.38%에서 0.29%포인트(p) 줄었다. 원화 가치가 떨어져 외화 표시 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한 영향이다. 1분기 RWA는 약 301조원으로 같은 기간 약 4.2% 증가했다.
강재신 하나금융 CRO는 “1분기 동안 환율이 약 78원 상승, 바젤Ⅲ 규제에 따른 주식 위험가중치 상향으로 하락 효과가 있었다”며 “두 요인을 합치면 제도적 요인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영향은 약 33bp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면서도 구체적인 밸류업 계획 발표는 미뤘다. 2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과 함께 주당 1145원의 분기 배당을 결정했다. 전년 평균 대비 약 11.6% 증가한 수준이다.
1~3분기 배당소득 분리과세, 4분기 비과세 배당 도입을 통해 세후 배당수익률을 높이는 구조를 마련했다. 하나금융은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당가치 상승과 배당 확대가 결합되며 실질 주주환원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 공개는 미뤘다. 박종무 CFO는 “기존 자사주 중심에서 벗어나 향후에는 현금배당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상반기 실적 발표 시점에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 등 밸류업 전략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