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4.27 08:47 | 수정 : 2026.05.08 09:47
[땅집고] 부산의 한 유명 병원 건물이 경매에서 추정 시세보다 114억원 낮게 팔렸다. 병원 동업자들 사이 분쟁으로 인해 건물이 헐값에 팔리게 됐다.
27일 땅집고옥션에 따르면 해당 물건은 부산 중구 대청로 105번지에 위치한 건물과 토지이다. 대지면적 1483.4㎡(448.7평), 연면적 7568.3㎡(2289.4평)이다. 지하 1층~지상 9층 규모 건물이며 사건번호는 2024타경5768이다.
금융기관 부실채권(NPL)을 매입한 자산유동화법인이 경매를 신청했고 2024년 11월 부산지방법원이 임의경매 개시 결정을 내렸다. 감정가는 223억5817만원으로 지난해 12월 1차 입찰에 이어 올 1월 2회차 입찰에서 모두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달 8일 151억12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보다 70억원 이상 낮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격 등을 감안해 땅집고옥션 AI가 분석한 시세(265억3675만원)와 비교하면 100억원 이상 저렴하다.
업계에서는 감정가 대비 추정 시세가 높아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물건인데, 복잡한 권리 관계 탓에 낙찰가가 떨어졌다고 분석한다.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 데다 임금 체불 채권까지 있어 낙찰자는 낙찰대금 외에 추가 부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매각물건명세서와 권리분석 체크리스트에 따르면,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총 6명이며 보증금만 약 18억원이다. 임금 채권도 낙찰자가 인수해야 한다. 경매에서 임금 채권의 경우 근저당권이나 대항력있는 임차인보다 앞서는 이른바 ‘0순위 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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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낙찰자가 2순위 응찰자가 써낸 123억원보다 28억원을 더 높게 써낸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 구축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기현 땅집고옥션 연구소장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해당 물건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며 “2020년 준공한 신축급 건물, 80대 수용 가능한 주차타워, 중앙역 인근 대로변이라는 탁월한 입를 갖췄고, 1층 약국과 카페 등 탄탄한 임대 수익 구조도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건물에는 지상 3~9층에 모 병원이 영업 중이다. 동업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해 경매에 나오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소유권을 둘러싸고 동업자들 사이에 법적 다툼이 벌어졌다. 매각물건명세서와 건물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건물 소유주는 전 원장이었다가 법인 명의로 넘어간 상태였다. 동업자들은 이에 반발해 전 원장에게 소를 제기했고, 법원에서는 건물의 합유자(동업 관계로서 물건을 공동 소유하는 자)로 등기하라고 확정 판결을 내렸다.
병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건물 낙찰과 무관하게 현재 병원은 정상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소장은 “이번 낙찰은 단순한 부동산 매입을 넘어 병원 운영권이나 대형 메디컬 빌딩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결과”라며 “다만 향후 배당표 확정 기일에 선순위 임금채권 규모와 임차인 실질 배당액에 따라 이번 낙찰이 ‘전략적 승리’가 될지, ‘승자의 저주’가 될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