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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2채 있으면 적폐냐" 세금 폭탄 맞아도 버티는 다주택자

    입력 : 2026.04.25 06:00

    다주택자 규제 강화…“버티기 vs 매도” 시장 온도차 확대
    전월세 매물 동반 감소…임대차 시장 불안 우려
    보유세·거래세 ‘이중 부담’ 논쟁 재점화

    [땅집고] 한강 너머로 보이는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강태민 기자

    [땅집고] 최근 개그맨 출신 방송인 황현희 씨의 발언을 계기로 다주택자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황 씨는 지난달 MBC PD수첩에 출연해 “부동산은 불패이며 버티는 게 낫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현 정부의 규제 기조 속에서도 매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후 ‘다주택자 옹호’라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그는 “정책과 시장 현실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현상을 두고 네티즌들은 “다주택자가 의견을 밝히는 것조차 비난 받는 분위기”라며 반발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주택자를 일률적으로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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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티기 vs 매도”…다주택자 내부도 갈렸다

    현장에서 만난 다주택자들을 만나 입장을 들어 봤다. 다주택자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한 쪽은 세 부담을 견디기 어려워 매도를 고민하고 있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여전히 ‘버티기’를 선택하고 했다.

    매도를 고려 중인 다주택자 A씨는 “세 부담 증가로 주택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며 “의향은 있지만 실제 거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A씨가 보유한 다가구주택의 경우 전세대출이 제한되는 구조적 문제로 수요가 거의 없다. 실제 매수 문의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매물을 내놓고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택을 팔지 않고 버티는 다주택자들은 시장을 다르게 보고 있다. 수도권에서 아파트 2채를 보유한 B씨는 “지금은 집값이 눌린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다시 오른다고 본다”며 “자본 여력이 있는 경우 집을 쉽게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크지만, 일부 지역은 전세보증금을 올려 세금을 감당하며 버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규제 강화에 시장 ‘즉각 반응’… “임대차 시장이 더 불안”

    이재명 정부는 다주택자를 겨냥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강화하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명확히 하면서 매도를 유도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신호에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등장했고, 일부 단지에서는 실제 가격 하락 사례도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등 고가 단지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주택자의 경우 수천만원 단위 세금 증가가 예상되면서 매물 출회 압력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가 임대차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월 2만 3060건이던 서울 전세 매물은 4월 1만 5129건으로 약 34% 감소했고, 월세 역시 같은 기간 2만 1364건에서 1만 4597건으로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은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수요는 여전히 유지되면서, 임대료 상승 압력도 함께 커지고 있다.

    [땅집고]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 변동 추이. /그래픽=이혜림 PD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이창무 교수는 “다주택자는 전월세 공급의 중요한 주체”라며 “안정적인 자산을 가진 임대인이 장기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시장 안정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 회장은 “과도한 규제로 임대사업자가 축소되면서 전월세 물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임대차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 “세금 이미 OECD 상위권”… 시장 안정 위한 방향성 논쟁

    정부는 보유세를 해외 주요 도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세 부담 수준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국책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OECD 평균을 상회한다. 여기에 취득세와 양도세까지 포함한 전체 부동산 세 부담은 주요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은 거래세 비중이 높은 구조인데, 이 상황에서 보유세까지 추가로 강화될 경우 ‘보유-거래 이중 과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규제보다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서울 전세난을 피해 경기도로 이동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집값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 자체는 타당하다”면서도 “규제 일변도 접근이 오히려 시장 왜곡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핵심은 균형이다. 다주택자를 억제하는 정책이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공급 위축과 임대차 불안을 키울지에 대한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chujinze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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