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4.17 06:00
5대 은행 중 생산성 꼴찌, 직원·점포수는 최다
시중 은행-농업 지원 이중 역할에 딜레마
시중 은행-농업 지원 이중 역할에 딜레마
[땅집고] NH농협은행이 2025년 한해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생산성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전환, 비이자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농업인에 대한 금융 지원 등 정책적 역할을 수행하는 상황에서 구조적 한계라는 분석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중 농협은행이 생산성 측면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수와 인력은 가장 많은 축에 속하지만, 그에 비례하는 수익을 만들진 못했다.
◇ 5대 시중은행 중 생산성 최하
은행의 생산성은 직원당, 영업점당 예수금과 대출금 규모 등으로 나타낼 수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농협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예수금 286억원, 대출금 227억원으로 집계됐다. 점포당 예수금은 4169억원, 대출금은 3313억원이었다.
주요 시중은행 중 생산성이 가장 좋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직원 1인당 예수금 358억원, 대출금 269억원, 점포당 예수금 7524억원, 대출금 565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한은행이 직원당 예수금 346억원, 대출금 267억원, 점포당 예수금 7441억원, 대출금 5741억원으로 2위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은 직원당 예수금 312억원, 대출금 253억원, 점포당 예수금 6841억원, 대출금 5533억원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은 직원당 예수금 288억원, 대출금 225억원, 점포당 예수금 6514억원, 대출금 5086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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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충전이익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뒤 부실을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전 금액을 뜻한다. 지난해 각 은행은 홍콩 ELS, LTV 관련해 수천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된 터라 충전이익이 영업력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농협은행의 충전이익은 2조8435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6조4261억원, 하나은행 5조2144억원, 신한은행 4조8657억원, 우리은행 4조1315억원 등이다. 규모에서 유일하게 2조원대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은 농협은행이 58.63%로 압도적으로 높다. 우리은행의 CIR은 4828%, 국민은행이 39.71%, 신한은행 43.19%, 하나은행이 38.86%로 나타났다.
◇ 직원·점포수 최다…농업인 지원 역할에 ‘딜레마’
농협은행의 직원과 점포수가 많다는 점이 낮은 생산성의 원인으로 꼽힌다. 농협은행의 총 직원수는 1만6000여명, 점포수는 1064곳으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았다. 생산성, 영업효율이 가장 좋은 하나은행은 직원수 약 1만2400명, 점포수 608곳으로 가장 적었다.
시중 은행들은 인원 감축, 점포 통폐합을 하거나 지점 대신 비용이 덜 드는 출장소로 대체하는 등 효율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24년 800곳에서 2025년 771곳, 신한은행 693곳에서 650곳, 우리은행 684곳에서 656곳으로 줄었다. 하나은행은 2024년 602곳에서 2025년 608곳으로 점포를 6곳 늘렸으나, 출장소 중심으로 증가했다. 농협은행은 2024년 대비 총 점포수에 변화가 없었다.
다만 농협은행의 특성상 영업점수를 쉽사리 줄이기 힘든 측면이 있다. 시중은행들과 동일한 감독 기준을 적용받기도 하지만, 농업인, 농업법인, 금융 소외층 대상 정책성 대출 등 정책적인 역할까지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에 농업지원사업비를 지급하고 있다. 2025년에는 약 4387억원을 지급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농업 농촌과 연계된 정책 및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는 금융기관”이라며 “점포수의 경우 농촌, 금융 소외 지역을 포괄해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 전국 단위로 타행보다 많은 점포수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작년 초 취임 직후 “수익성이 확보돼야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도 농업·농촌을 위한 역할과 사명을 흔들림 없이 수행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협은행은 디지털 전환과 비이자수익 확대 등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