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4.14 06:00
[건설사기상도-부영주택]① 1314억 적자서 1년만에 2547억 흑자… ‘임대 후 분양’이 효자
[땅집고] 최근 ‘직원 자녀 1명당 1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출산장려금을 내걸어 화제가 된 부영그룹. 통 큰 복지의 비결에 눈길이 쏠리는 가운데, 이를 가능케 한 배경은 바로 압도적인 실적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의 실질적인 매출을 담당하는 부영주택이 임대주택 분양 전환을 통해 1년 만에 말 그대로 ‘떼돈’을 벌어들이며 파격 행보의 든든한 뒷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 1년 만에 매출 2배 껑충…불황 속 나홀로 턴어라운드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부영주택의 매출은 1조133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4년 5330억원에서 1년 만에 112% 폭증한 수치다. 이에 따라 전년 13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부영주택은 당기 영업이익 2547억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몇 년간 건설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커지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여주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부영주택의 성장세를 견인한 주 수익원은 임대료(932억원)가 아니라 분양수익(9871억원)이다. 전체 매출 중 87%를 차지하는 분양수익은 전년(3797억원) 대비 약 2.6배 늘어났다. 이는 부영의 전형적인 ‘선 임대, 후 분양’ 사업 모델과 집값 상승세가 맞아 떨어지며 수익성이 극대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임대 의무 기간 종료 단지들을 순차적으로 분양 전환하며 시세 차익을 매출로 실현했다는 분석이다.
◇ 장부에 잠든 땅만 5조…13조 부채도 걱정 없다?
부영주택의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현재 미수금이 4291억원에 달하지만 오히려 부영주택의 진짜 체력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무재표를 보면 미수금은 2024년 143억원에서 작년 4291억원으로 급증했다. 분양 계약은 완료했으나 회계상 아직 입금되지 않은 돈이 4000억원을 넘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조만간 대규모 현금이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자산도 쌓아놓고 있다. 부영주택은 건설사 중에서도 독보적인 땅부자로 꼽힌다. 부영주택이 임대하고 있는 전국 아파트 장부 가치만 7조원에 육박한다. 추후 분양 전환을 통해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알토란 같은 자산인 셈이다.
여기에 분양사업 등을 위해 사둔 전국 땅(용지)의 장부가치만 2조7588억원에 달한다. 부영주택이 사옥으로 쓰거나, 이미 아파트를 지어서 임대를 돌리고 있는 땅 가치도 2조5302억원에 달한다. 총 5조원대의 토지 자산이라는 막대한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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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원이 넘는 부채도 내역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미래 매출로 바뀔 예비 수익에 가깝다. 세입자에게 받은 임대보증금이 약 7조5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자가 발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향후 분양 전환 시 매출로 바뀌는 ‘착한 부채’ 성격이 강하다.
정부의 주택도시기금 3조2415억원 역시 저리 정책 자금이다. 당장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1조7271억원)은 보유 현금과 미수금 규모 내에서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1억 출산 장려금 등 사회복지 강화
부영주택의 호실적은 부영그룹의 사회 공헌과 직원 복지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부영주택은 흑자 전환과 동시에 기부금을 전년(83억원) 대비 2배 이상 늘린 205억원으로 책정하며 사회적 책임에 공을 들였다. 기업 이익을 사회로 환원하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이중근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반영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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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된 부영그룹의 ‘자녀 1명당 1억원’ 출산장려금은 현재까지 누적 지급액만 134억원에 달한다. 파격적인 복지 혜택으로 긍정 효과도 커지고 있다. 작년 기준, 사내 출산율은 제도 시행 전보다 57% 증가했으며, 직원 수 역시 2024년 대비 28% 늘어났다. 실적 개선이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과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다만 부영주택의 임대 후 분양 전환 수익 증가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부영의 수익 구조상 임대의무 기간이 끝나는 단지가 늘어날수록 분양 전환을 통한 현금 유입도 늘어나는 구조”라며 “어찌보면 서민 주머니를 털어서 막대한 부를 쓸어 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집값을 분양전환가격에 반영하면서 과거 임대료 수익과는 차원이 다른 막대한 분양 차익을 올려 실적이 좋아진 것”이라고 했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