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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원 착한소주 팔던 '이 회사', 49층 아파트로 9000억 돈벼락

    입력 : 2026.04.13 06:00

    990원 ‘착한소주’ 내건 선양, 부동산 시행 경험도
    경기 시흥시에 49층 아파트 지어 9000억 분양수익
    소주 파는 것보다 최소 6배 이상 남는 장사였다
    [땅집고] 고물가와 불경기로 팍팍해진 서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약 20년 전 수준 가격인 990원에 ‘착한소주’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조웅래 선양소주 대표이사 회장(가운데). /선양소주

    [땅집고] “990원짜리 소주 파는 회사가 49층 높이 아파트 지어 9000억 벌었다고요?”

    소주 브랜드 ‘O2린’으로 유명한 충청지역 대표 주류업체 선양소주가 최근 한 병 당 가격이 990원인 ‘착한소주’를 출시하면서 소비자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소주가 평균 1500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반값 수준으로 저렴하다. 요즘처럼 고물가 불경기인 시대에 서민이 즐겨찾는 주류인 소주를 단돈 990원에 공급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는 착한 기업이란 인식을 굳이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선양소주가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거 수도권에서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에 나서 9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던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선양소주를 이끄는 조웅래 대표가 단순 주류 생산·유통으로는 사업상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새 먹거리로 부동산 시행 사업에 뛰어들었던 것.

    선양소주 지분 관계를 보면 조웅래 대표가 47.43%, ㈜에코원이 나머지 52.57%를 가지고 있다. ㈜에코원 지분을 조웅래 대표가 90%, 특수관계자(배우자)인 안신자씨가 10%를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오너 개인 회사인 셈이다.

    "은행에 묵혀둔 " 3천만 원으로21 일궈낸'부동산 경매 수익' 비밀

    [땅집고] 선양소주가 선양대야개발을 설립해서 직접 시행한 최고 49층 높이 경기 시흥시 대야동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 아파트. /대우건설 유튜브

    조웅래 대표는 2012년 선양대야개발을 설립하고 부동산 개발·임대업종으로 등록하면서 본격 시행에 도전했다. 선양소주가 대전·세종·충청지역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지만, 개발 첫 현장으로는 수도권인 경기 시흥시 대야동을 점찍었다. 선양대야개발을 세운 당해 10월 이 일대 부지 1만7920㎡를 약 400억원에 사들였다. 부지 매입을 기준으로 5년여 동안 선양소주 매출액이 매년 440억~490억원대를 오갔던 점을 고려하면 조웅래 회장이 제법 큰 돈을 들여 아파트를 짓기로 결정한 셈이다.

    이렇게 건설한 아파트가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다. 최고 49층 10개동에 총 2003가구 규모 아파트와 오피스텔 250실로 구성하는 대단지다.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2020년 5월 입주해 올해로 벌써 7년차다. 서해선 신천역 1~2번 출구와 맞닿아있는 초역세권 입지로, 올해 3월 국민평형인 84㎡(34평)가 7억6500만원에 팔리면서 대야동 일대에서 가장 비싼 대장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 모델하우스를 열기 전날, 조웅래 대표는 개인 SNS에 “지난 10년 넘게 노심초사 추진했던 경기도 시흥 시행 사업이 내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다음주 청약을 받는다”면서 “2000만원으로 혼자 창업해서...산소소주 O2린 등에 이은 또 다른 도전이다”라고 분양 소식을 알렸다. 이어 그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은 늘 두려우며 힘이 들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도 “하지만 설레임 속에서 희망을 가지니 나를 살아있게 만든다. 그래서 도전은 계속 이어진다”고 첫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다만 사업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겪었다. 2019년 1월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를 공사에 참여한 하청업체 소속 50대 건설노동자 2명이 아파트 41층 밀폐 공간에서 콘크리트 양생 작업을 위해 드럼통에 갈탄을 피우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 이들이 야근을 하다 변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리감독 부실 논란이 터졌다.

    입주 전 사전점검 시기에는 부실 설계·시공 논란도 겪었다.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 총 10개동 중 9개동에는 지하 3~4층 주차장에서 상부층 주택으로 바로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있었지만 특정 1개동만 지하 3층 연결이 누락됐던 것. 이 때문에 이 동 입주민들은 지하 3층에 주차하면 집으로 바로 이동할 수 없었다. 장애인이나 다리가 불편한 집주인들이 특히 불편을 겪어야 하는 ‘반쪽짜리 아파트’란 오명을 썼다.

    [땅집고] 선양소주가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 개발로 벌어들인 수익과 주류 사업으로 기록한 실적 비교. /이지은 기자

    이런 저런 논란에도 선양소주는 첫 아파트 분양 사업에 성공해 수천억원대 수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선양대야개발이 인식한 분양수익 누적액이 9108억4774만원으로 집계됐다. 공사비 등을 포함한 분양원가가 5781억1232만원인 점을 고려해도 부동산 시행만으로 약 3300억원을 남긴 셈.

    같은 기간 선양소주가 소주를 팔아 매출액 525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남긴 것과 비교하면 본업 대비 최소 6배 이상 수익을 거둬들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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