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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사선이어 서부선도…경전철 줄줄이 좌초위기, 이유는

    입력 : 2026.04.12 06:00

    짧은 노선· 보조 역할에 그쳐 수요↓
    객단가 낮아 수익 구조 취약
    민간 이탈로 공공 부담도 커져
    [땅집고] 용인 경전철 '용인 에버라인'이 운행하고 있는 모습. /조선DB

    [땅집고] 수도권 경전철 노선 민간 투자 사업에 줄줄이 제동이 걸리고 있다. 공사비 급등과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한 민간 사업자들이 잇따라 손을 떼면서, 결국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서울 서부선 경전철 사업은 당초 계획했던 민자 추진이 사실상 멈춰 섰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건설출자자(CI)와 재무적투자자(FI) 모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결국 민자 방식을 포기하고 시 예산을 투입하는 재정사업 전환을 검토 중이다. 앞서 위례신도시의 숙원 사업이었던 위례신사선 역시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끝내 사업자를 찾지 못해 민자 추진을 접고 재정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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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짧은 노선·낮은 요금…겉보기엔 붐벼도 '속 빈 강정'

    경전철 사업이 일반 지하철인 중전철이나 타 철도에 비해 유독 수익 확보에 난항을 겪는 핵심 이유는 태생적인 구조적 한계에 있다. 2~3량 규모의 꼬마 열차로 운행되는 경전철은 노선 길이가 통상 20~30km 수준으로 짧고 배후 수요도 제한적이다. 도심 핵심 간선축 역할을 하기보다는 보조 노선 성격이 짙어 출퇴근 특정 시간대나 특정 구간에만 승객이 치우치기 일쑤다.

    기본요금을 높게 책정할 수 없다는 점도 수익성을 갉아먹는 최대 요인이다. 최진석 철도경제연구소 소장(한국철도학회 회장)은 “가령 기본요금을 1600원으로 책정하더라도 환승 할인과 주노선을 운행하는 타 교통공사와 수익 배분 등을 거치고 나면 실제 사업자 손에 쥐어지는 수익은 500~600원에 불과하다”면서 “신분당선이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처럼 속도 경쟁력을 무기로 높은 요금을 책정하기도 어려워 탑승객이 많아 겉보기에 열차가 북적여도 정작 운영사의 지갑은 비는 역설적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 공사비 폭등에 백기 든 민간… 결국 '세금 먹는 하마'로

    수요를 늘리거나 요금을 올려 수입을 기대하기 힘든 꽉 막힌 구조 속에서 민간 사업자들은 건설비를 최소화해야만 이윤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이어진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기조, 주변 개발 지연 등은 치명타가 됐다.

    문제는 철도 사업의 특성상 한 번 첫발을 떼면 완전히 접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주민들의 이동권 문제와 지역 내 굵직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민간 사업자가 두 손을 들고 떠나면, 사업 무산을 막기 위해 그 빈자리를 고스란히 지방자치단체나 국가 세금으로 메우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우이신설선, 의정부 경전철, 용인 경전철, 부산김해경전철 등은 이미 민자 방식이 실패로 돌아간 뒤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나 사업 재구조화, 재정 지원 등을 통해 막대한 공공 부담을 떠안은 대표적인 선례다.

    최근 서부선 등 좌초 위기를 맞은 노선들이 재정사업으로 전환되는 흐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 소장은 “재정사업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서울시 예산을 들여 짓고 서울교통공사가 운영을 떠맡는 형태가 반복된다면 결국 공사의 고질적이고 만성적인 적자 규모만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최 소장은 꽉 막힌 경전철의 수익성을 뚫을 대안으로 ‘노선 연장을 통한 광역철도화’를 제시했다. 최 소장은 “서부선의 경우 기존 시종착점인 새절역을 일산까지 연결하고, 서울대입구역에서 안양까지 추가로 연장해 GTX와 같은 광역철도망 형태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이처럼 배후 수요를 대폭 넓혀 장거리 승객을 유치한다면, 수도권 서부지역의 교통난 해소는 물론 고질적인 사업 수익성 문제까지 보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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