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4.11 06:00
5680억 투입에도 60% 개발… 24년째 멈춘 관광단지
핵심 시설 줄줄이 무산… ‘빈 땅’만 남은 초입
관광객 없고 상권도 침체… 구조적 실패 드러나
핵심 시설 줄줄이 무산… ‘빈 땅’만 남은 초입
관광객 없고 상권도 침체… 구조적 실패 드러나
[땅집고] 경북 안동 레이크골프클럽 인근. 여의도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165만㎡ 규모의 광활한 부지가 펼쳐진 ‘안동문화관광단지’. 2002년 사업이 시작된 이후 약 24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도 곳곳이 개발되지 않은 ‘빈 땅’ 상태다.
관광단지 초입에 들어서면 이러한 현실이 더욱 두드러진다. 약 3만5000㎡ 규모의 핵심 부지는 당초 워터파크와 스파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인접한 1만5000㎡ 규모의 콘도 예정 부지 역시 공터로 남아 있다. 관광단지의 ‘목 좋은 땅’들이 장기간 방치된 모습이다. 주변을 둘러봤지만, 방문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넓은 주차장 역시 텅 비어 있다. 관광단지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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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80억 투입됐지만 개발률 60%… 유교랜드도 적자 운영
안동문화관광단지는 2002년 시작된 이후 총사업비 568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이다. 이 가운데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한 세금만 2600억원 이상이 들어갔다. 그러나 2026년 기준 전체 개발률은 약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체 22개 필지 가운데 약 7개 필지는 여전히 미분양 상태다. 이미 분양된 부지 중에서도 착공이 지연되거나 개발이 중단된 사례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세금 먹는 하마”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사업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핵심 앵커시설의 실패가 꼽힌다. 당초 안동문화관광단지는 유교랜드와 스파·워터파크를 중심으로 관광 수요를 끌어들이는 구조로 설계됐다. 그러나 이 계획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
현재 사실상 유일한 앵커시설인 유교랜드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연면적 약 1만3000㎡ 규모로 조성된 이 시설에는 약 4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연간 9억~10억원의 수익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매년 2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을 방문해도 관람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체험 공간 역시 활용도가 낮은 상황이다. 반면 또 다른 핵심 시설이었던 스파·워터파크 사업은 장기간 중단된 상태다. 관광객 유입을 이끌 핵심 콘텐츠가 빠지면서 단지 경쟁력은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 콘텐츠 부재에 상권도 침체…인근 관광지 연계성도 떨어져
현장 상인들은 관광객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한 상인은 “실질적으로 관광객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워터파크가 들어온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잠깐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주말에는 결혼식 때문에 일부 방문객이 있지만 평소에는 상당히 한산한 편”이라고 전했다.
상권 역시 침체된 모습이다. 상가용지 9개 필지 가운데 상당수가 공실 상태이며, 일부 필지에서만 제한적으로 음식점과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관광객 유입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권 활성화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업 구조 자체의 한계도 지적된다. 전체 필지 중 10개가 호텔과 콘도 등 숙박시설로 계획됐지만, 현재 운영 중인 시설은 안동그랜드호텔과 안동리첼호텔 두 곳에 불과하다.
관광 수요를 끌어들일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숙박시설 부지만 과도하게 설정됐다. 현장 관계자는 “부지 규모가 크고 대부분 호텔·콘도 용지라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며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입주가 이뤄지지 않아 공터가 많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콘텐츠 경쟁력 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단지는 유교문화 중심의 단일 테마에 집중돼 있는데, 체험형·복합형 콘텐츠를 선호하는 최근 관광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젊은층을 끌어들일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외곽 입지로 접근성이 떨어지고, 월영교나 민속촌 등 인근 관광지와의 연계성도 부족한 상황이다.
◇ 규제 완화에도 ‘미지수’… 사업 정상화 가능할까
지자체와 관계기관은 최근 용적률·건폐율 완화,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규제 개선과 함께 민간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별도의 투자 유치 조직을 통해 미착공 부지 매각도 추진 중이다. 다만 현재 단지 운영에서도 적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운영비 일부를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가 부담하는 상황이다 . 치밀한 수요 예측 없이 추진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사업 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chujinzer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