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4.10 06:00
맞춤형 특화 설계로 자산가 사로잡은 국내 브랜드
유통 마진·물류비 줄여 합리적 단가 확보
워너청담 등 하이엔드 단지 입점
유통 마진·물류비 줄여 합리적 단가 확보
워너청담 등 하이엔드 단지 입점
[땅집고] 이달 초 방문한 인천 송도 국제신도시 ‘아너스 117’. 국내 최고가 회원권을 자랑하는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내에 자리 잡은 고급 단독주택 단지다. 당초 골프 용지와 주거 용지를 함께 개발해 필지 형태로 분양했는데, 열흘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완판될 정도로 자산가들 사이에서 수요가 높았던 곳이다. 배우 정준호도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업 오너와 자산가들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저택을 짓는 이 일대에서 최근 새로운 주거 트렌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고가의 수입 명품 가구 대신, 공간 형태에 맞춰 제작하는 국내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를 선택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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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대지면적 760㎡(약 230평), 주거공간 561㎡(약 170평) 규모의 4층(지하 2층~다락 포함) 저택을 짓고 있는 50대 자산가 A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새집을 꾸미며 수입산 대신 국내 가구 브랜드 ‘오벨리노(Obellino)’를 택했다.
◇대형 아일랜드부터 드레스룸까지…맞춤식 설계가 강점
A씨가 수입산 대신 국산 브랜드를 택한 주된 이유는 ‘공간 맞춤형 설계’에 있다. 층고와 동선이 제각각인 단독주택 특성상, 규격화되어 있는 수입 가구는 공간에 빈틈없이 시공하기 까다롭다. 반면 오벨리노는 집 내부 구조와 크기에 맞춘 자유로운 설계가 가능해, 집에 가구를 넣는 것이 아니라 집에 맞춰 가구를 짜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A씨 저택의 주방(약 13평)에는 길이 4.2m, 깊이 1.2m에 달하는 대형 아일랜드 식탁이 자체 제작돼 들어갔다. 일반 아파트(전용면적 84㎡ 기준) 아일랜드 길이(1.8m)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손님 접대용으로 특화한 이 주방은 수납장 손잡이를 모두 없애고, 누르면 열리는 자동 개폐 시스템을 적용해 미니멀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특히 아일랜드 상판 등에 쓰이는 판재인 ‘슬랩(Slab)’은 크기가 클수록 제작이 까다롭고 단가가 높지만, 이음새를 최소화해 시공 시 특유의 고급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최고급 호텔이나 하이엔드 주택에서 대형 슬랩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다.
드레스룸 역시 소유주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 설계가 적용됐다. 오벨리노 브랜드를 운영하는 김성배 위캔지 대표는 "이 주택 소유주의 경우 수백 개에 달하는 골프 모자와 의류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어 이를 체계적으로 보관할 공간이 필요했다"며 "단순한 수납을 넘어 옷의 개수와 형태, 길이까지 계산해 맞춤형 드레스룸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수입산 대비 합리적 가격에 신속한 사후 관리
오벨리노가 진입 장벽이 높은 하이엔드 주거 시장에서 수입산을 대체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합리적인 가격 구조와 짧은 공사 기간, 그리고 신속한 사후관리(A/S) 시스템에 있다.
우선 복잡한 유통 마진과 물류비가 포함된 수입산과 비교해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 고급 수입 자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국내에서 직접 가공 및 제작하는 직영 방식을 택해 비용 효율성을 높인 결과다. 공기 단축과 정밀 시공도 강점이다. 주문 후 운송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 수입 가구와 달리, 국내 제작 시스템을 통해 납기일을 단축하면서도 현장 상황에 맞춘 유연한 시공이 가능하다.
신속한 사후관리 역시 수요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가구는 소모품인 만큼 유지보수가 필수적인데, 부품 수급 문제로 수리까지 수개월씩 대기해야 하는 외산 브랜드의 고질적인 단점을 보완했다. 자재를 자체 보유하고 있어 즉각적인 A/S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효했다.
◇하이엔드 단지로 공급망 넓혀…워너청담까지 입점
맞춤형 설계와 실용성이라는 강점이 부각되면서 오벨리노는 최근 국내 주요 하이엔드 주거 단지로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서초동 하이엔드 오피스텔 ‘지젤라이프그라피’에 가구를 공급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하이엔드 수요층의 관심이 집중된 청담동 고급 단지 ‘워너청담’에도 입점을 확정 지었다.
김 대표는 "자재부터 디자인까지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주거 형태에 최적화된 설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미 최고급 수입산을 다양하게 경험해 본 수요자일수록 대등한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춘 국내 직영 브랜드의 실용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