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4.05 15:34
[땅집고] “넌 전형적인 집 절대 못 사는 스타일이다. 너 때문에 기회 놓치고 집값이 몇 억원이나 올라버렸는데… 지금부터라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제대로 부동산 공부해라.”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결혼을 앞둔 한 남성이 부동산 때문에 예비신부를 우울하게 만들었다고 고백한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혼집을 매수하는 문제를 두고 두 사람 간 의견이 갈렸는데, 갈팡질팡하던 남성 때문에 저렴한 빌라 월세로 신혼 생활이 시작되면서 예비신부가 절망에 빠졌다는 것.
남성 A씨는 “여자친구가 원래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서 신혼집 구할 때부터 계속 매수해야 한다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어쩌다보니 매물을 놓치고 우리가 잡을 수 없는 가격까지 올라버려서 결국 저렴한 빌라에 월세로 들어왔다”면서 “(예비신부가) 이사 와서도 계속 여기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며 부동산 알아보고 다니는데 맨날 그것만 들여다 보니 스트레스를 너무 받나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예비신부가 모든 자금은 3억원이고, A씨는 1억5000만원을 모았던 상황. 총 4억5000만원 자금으로 8억~9억원대 아파트 매물을 잡으려고 임장을 다녔지만 이 구간대 주택 호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매수 기회를 놓치게 됐다.
A씨는 “당시엔 가족들도 다 말렸고, 나도 사실 이제 초년생이라 겁도 나서 천천히 생각하자고 설득했었다”면서 “그렇다고 (예비신부가) 나한테 바가지 긁는 건 아닌데, 솔직히 원망하는 눈치다. 그냥 그때 샀어야 했다고 맨날 자책하면서 혼자 고군분투 하는 느낌이라 힘들다고 우는데, 좋은 집 못 해온 내 탓 같아서 자존감도 떨어지고 미안하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여자친구는 요즘 맨날 새벽 늦게 자고 오후에 일어나고, 일 할 의욕도 없어 보인다. 사랑하긴 하는데 이대로 잘 살 수 있을까 걱정된다”면서 “내가 뭘 어떻게 해줘야 할까”라고 토로하며 글을 마쳤다.
이 사연을 고민을 접한 직장인들은 A씨를 호되게 다그치는 분위기다. 댓글 의견이 애초에 예비신부 말을 들었어야 한다고 통일되고 있을 정도다.
댓글창에선 “어쩌다보니 매물을 놓친게 아니고 네가 설득해서 그렇게 된거네”, “내가 여자였으면 지금이라도 헤어지고 빨리 손절쳤다”, “여자쪽에서 3억 들고 왔는데 남자쪽이랑 두 배 차이나다 보니 못 산거에 대한 현타도 쎄게 왔을듯”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진심으로 이들의 앞날을 걱정하고 조언을 건네는 댓글도 눈에 띈다. 직장인 B씨는 “모은 돈 3억원에 지금 전세도 아닌 빌라 월세 살고 있는 것 보면 여자친구가 현재 누리는 것보다 미래 준비를 철저히 하는 스타일이고 경제 관념도 좋은 것 같다”면서 “그런데 남친이 본인 만큼 아는 것도 없어 끌고 가려는데 자꾸 사지 말자고 하고, 혼자 리드하기도 힘에 부치고 집값은 오르고 답답하고 눈물만 나는 상황일듯”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여자친구는 아마 너를 못 믿겠다 생각할 수도 있어 미래가 암담할 듯”이라며 “지금은 여자친구 말에 무조건 동조하고 경제공부 좀 해라. 말이 통해야 그 때부터 여친이 안 우울해할 듯”이라고 충고했다.
자금 4억5000만원이 있는데도 아파트를 매수할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린 데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A씨도 변명을 내놨다.
A씨는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난 집값 떨어지니까 사지 말자고 반대한 게 아니라, 어떤 의견이든 따를테니 조급해하지 말란 입장이었다”면서 “난 우리 앞길에 당장 집 하나 때문에 목숨 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여자친구 눈에는 너무 안일해 보였던 거다”고 했다. 이어 그는 “뭐가 됐든 다 행복하자고 하는 건데, 만약 샀다가 집값이 떨어져서 속상해 하더라도 난 똑같이 위로했을 거다”면서 “결과적으론 이렇게 됐으니 더 속상하긴 하지만 이 글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우리가 더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라고 봐달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 같은 A씨 말에 댓글 비난 강도는 더 거세지는 추세다. 이후 달린 의견으로는 “그냥 전형적인 절대 집 못사는 스타일이다”, “”급하게 사지말고 천천히 좀만 더 지켜보자는 마인드로는 집 절대 못산다”, “의견이 없었던게 문제다. 예비신부가 그런 성향이라면 공부하는 시늉이라도 했어야 한다”, “솔직히 너 때문에 기회 놓치고 몇 억원 올라버린 상황이지 않나. 그런데 네가 지금도 여자친구 만큼 적극적으로 집 알아보고 있지 않지? 우선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제대로 부동산 공부해라. 너는 입 열 때마다 말 안통하는 소리 지금도 하고 있을 것 같다”는 댓글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