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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의 꿈이 '미등기 족쇄'로…평촌 신축 2700가구 잔혹사

    입력 : 2026.04.06 06:00

    평촌 엘프라우드, 입주 2년째 ‘미등기’ 몸살
    일반 분양자들 ‘20억 손배소’ 법적 대응
    입주자 간에 소송·고발 전쟁

    [땅집고]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의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던 2700가구 대단지, ‘평촌 엘프라우드’가 입주 2년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소유권 이전 등기가 나지 않는 ‘미등기’ 사태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총사업비 1조 원 규모의 비산초교 주변지구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서 조합 내홍에 발목이 잡히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분양자들의 몫이 되고 있다.

    [땅집고]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엘프라우드 전경./강태민 기자

    ◇"재산권 행사 막히고 대출 손해도"… 분양자들, 20억대 손배소 제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들은 일반분양자들이다. 분양 대금을 완납했음에도 등기가 나오지 않아 온전한 재산권 행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입주민들은 미등기 상태로 인해 저금리 정책 자금 대출로 갈아타지 못해 고금리 이자 부담을 떠안고 있으며, 인근 등기 완료 단지보다 시세가 수억 원 낮게 형성되는 등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고 토로한다.

    참다못한 일반분양자들은 결국 조합을 상대로 약 2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일반분양자 A씨는 "대법원 판례상 승소 가능성은 높지만, 배상액보다 미등기로 인한 손해가 훨씬 커 이겨도 지는 기분"이라며 "단지 내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면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또 다른 분양자 B씨는 "게시판에 소송 관련 공고를 올려도 훼손되거나 제거되기 일쑤고, 단체 채팅방에서도 자유로운 의견 공유가 힘든 상황"이라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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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어지는 등기에 '진흙탕' 싸움… 정비사업의 고질적 병폐가 원인

    입주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러한 사태의 시작은 조합 내부의 복잡한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집행부가 추진했던 50억원 규모의 성과급 안건과 입주 당시의 세대 내부 문제였다. 가전 설치 미비와 청소 불량 등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면서 기존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고, 이는 현 집행부(전 비대위)가 들어서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새로운 기대를 모았던 현 집행부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무급 봉사 약속과 달리 조합장 급여를 다시 책정하고, 대의원 20여 명의 사퇴서를 일괄 처리해 대의원회를 무력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입주민들은 특히 대의원회 의결권을 이사회로 위임하는 안건을 통해 약 700억원 규모의 임대주택 매각과 정비업체 교체 등 막대한 이권이 걸린 사안을 소수가 결정하려 한다는 점이 갈등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조합원 C씨는 "등기가 인질로 잡혀 있는 기분이라 불합리한 안건인 줄 알면서도 포기하는 심정으로 찬성하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현재 안양시 내 15개 재개발 구역 중 상당수가 유사한 갈등을 겪었거나, 겪고 있다. 이는 정비사업 마무리 단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통상 사업 종결 시점에 이른 조합에서는 정비업체 교체, 성공 보수 지급, 혹은 잔여 자산의 처분 방식을 두고 집행부와 조합원 간의 견해 차이가 발생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집행부의 교체나 안건 처리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길어질 경우, 최종 행정 절차인 이전고시와 소유권 이전 등기가 순차적으로 지연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편, 현 조합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총회를 앞두고 바쁘다"며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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