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4.03 11:27 | 수정 : 2026.04.03 11:28
[박영범의 세무톡톡] 17년 만에 WBC 8강 신화 쓴 야구 대표팀, 상금 최소 30억 받는데…세금으로 절반 낸다
[땅집고] 올해 3월 17일 국가간 야구 대항전인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막을 내렸습니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1라운드 C조 최종전에서 호주와 맞붙은 가운데 7대 2로 승리를 거머쥐었는데요. 이 경기로 1라운드에서 최종 2승 2패를 기록하면서 무려 17년 만에 8강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WBC 8강에 진출에 성공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승리와 함께 두둑한 포상금도 챙기게 됐는데요. 규정상 WBC는 1라운드 참가국에 75만달러(약 11억원)를 지급하며, 8강에 오르는 경우 100만달러(약 15억원)를 추가로 지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회 상금은 해당 국가의 야구 협회와 선수단이 절반씩 나누도록 되어있고요. 여기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8강 진출 시 지급하기로 한 포상금 4억원을 더하면 총 30억원 규모 상금을 확보한 셈입니다.
상금 중 선수단에 돌아가는 몫은 WBC 상금 26억원의 절반인 13억원과, KBO 포상금 4억원을 합친 17억원입니다. WBC 규정상 최종 명단에 등록된 선수는 총 30명. 여기에 감독과 코치진 10여명을 더하면 전체 선수단은 대략 40명이 되죠. 따라서 상금 17억원을 40명이 균등하게 나눈다고 가정하면 1인당 대략 4000만원에서 5000만원 정도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선수들이 이 포상금을 온전히 다 가져갈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받은 상금 중 절반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O는 국가기관이 아닌 사단법인이기에, 비영리단체로 분류됩니다. 또 프로 야구 선수들은 비록 국가를 대표해 뛰었다고는 하지만 세법상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에 해당하죠. 따라서 이들이 야구 활동으로 얻는 수익은 모두 ‘사업소득’입니다.
KBO는 선수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때 3.3%의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남은 금액을 먼저 지급합니다. 이후 선수들은 이듬해 5월에 각자의 사업소득을 바탕으로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하는데요. 이번에 국가대표로 뽑힐 정도의 프로선수라면 대부분 소속팀에서 고액 연봉을 받고 있어 소득세 최고 세율 구간을 적용받습니다. 따라서 최고 세율인 49.5%(지방소득세 포함)를 고려하면, 인당 4000만~5000만원 포상금 중 절반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죠.
한편 선수들이 WBC가 아니라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상금을 받았더라면 더 많은 현금을 챙길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대회에서 국가대표가 받는 메달 포상금과 연금은 국가가 국민체육진흥공단 명의로 지급하므로, 소득세법상 ‘비과세 소득’으로 분류돼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글=박영범 세무사(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 편집=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