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4.03 06:00
자산운용사·시행사들 선점 경쟁
[땅집고] 최근 국내 부동산 투자의 패러다임이 시세 차익에서 임대 수익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면서 이른바 오퍼레이터로 불리는 전문 임대운영사의 몸값이 뛰고 있다. 임대용 부동산은 임차인 유치·공실 관리에서 투자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나 시행사들 사이에서 검증된 운영사와 먼저 손을 잡기 위한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시행사 위탁운영 요청 잇따라
글로벌 중단기 임대운영 선두 기업인 블루그라운드코리아는 최근 부동산 개발회사와 분양회사로부터 업무제휴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분양이나 완공을 앞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해 임대운영을 맡아달라는 것. 블루그라운드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미분양된 오피스텔 20여실을 위탁받아 외국인 대상으로 임대운영 중인데 현재 가동율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공실이 없다. 외국인 눈높이에 맞춰 가전과 가구를 완비한 이른바 ‘풀 퍼니시드’ 옵션을 적용하고 통역·예약 등 각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엔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분양을 앞둔 136가구 규모 도시형 생활주택 단지 전체에 대한 위탁운영도 확정했다. 전용면적 40~50㎡ 규모로 침실과 거실을 분리한 1베드룸과 2베드룸 타입이다. 임대인을 대신해 임차인 유치·임대료 산정·공실 관리·시설 유지 등 운영관리 전 과정을 수행할 계획이다.
정을용 블루그라운드코리아 대표는 “임대 사업은 결국 공실 관리와 임차인 유치에서 승부가 갈린다”면서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임대 운영 노하우와 서비스 경쟁력을 한국 특성에 맞도록 차별화해 새로운 위탁운영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블루그라운드코리아는 현재 서울 도심 신축 단지 2~3곳과 300실 규모 추가 운영 협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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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도 운영사 확보에 관심
임대주택이나 코리빙(공유주택)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외 자산운용사들도 전문 운영사와 속속 손을 잡고 있다.
SK디앤디는 지난해 국내 최대 코리빙 운영사인 로컬스티치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기업형 임대주거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로컬스티치는 서울 중심으로 20여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SK디앤디 관계자는 “로컬스티치의 공간 기획력과 확장 경험을 활용해 임대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면서 “2029년까지 임대 물량 5만가구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세계 10대 연기금인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한국 임대주택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공유주거 운영사인 엠지알브이(MGRV)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향후 최대 5000억원 규모로 공동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임대주택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는 이지스엑스자산운용은 국내에서 운영 파트너를 찾기 어렵자, 외국으로 눈을 돌렸다. 태국 코리빙 운영사인 호마(HOMA)와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호마는 2021년 푸켓에 ‘호마 푸켓 타운’을 열고 총 500실 규모로 디지털 노마드와 장기 체류자 중심 주거공간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세계적 투자회사인 싱가포르투자청(GIC)도 홍콩계 임대운영사인 위브리빙과 함께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두 회사는 서울 지역에 총 6300억여원을 투자해 1200여가구의 임대주택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중단기 임대 수요는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형섭 하인즈코리아 대표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최근 1~2인 가구 증가, 외국인 유학생과 고소득 근로자 유입이 증가하면서 임대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면서 “최근 5년간 임대료 상승률이 연 평균 5%를 넘어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펀더멘탈이 형성됐다”고 했다.
여기에 주택 공급이 갈수록 줄고 있어 임대 수익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 대표는 “임대사업은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결국 운영 노하우에서 투자 성패가 갈린다”면서 “수익률을 더 높이기 위한 운영 서비스 고도화 경쟁도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