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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표류 끝에 1600가구 재개발…미아사거리 역세권 천지개벽[르포]

    입력 : 2026.04.01 06:00

    신통기획 통해 최고 45층 재개발 ‘본격화’
    20년 표류하다 급물살, “수리비 무서워 재개발 찬성”
    [땅집고] 미아동75 신속통합기획 확정 축하 현수막. /구민수 인턴기자

    [땅집고] 지난달 26일 오후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 1번 출구 인근. 출구 바로 앞 롯데백화점 미아점 외벽 아래로 상인들의 가판대가 늘어서 있고 인파가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백화점 건물을 끼고 ‘도봉로 10길’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백화점 정반대 편은 1960년대 지어진 낡은 저층 주택들이 밀집한 미아동 75일대다. 대로변 뒤 노후화된 동네에는 최근 ‘신속통합기획 확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주민들의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사업지 맞은편 숭인시장은 이미 점포 이전을 마치고 철거를 준비 중이며, 인근 ‘미아리 텍사스’(신월곡1구역) 부지 역시 대규모 브랜드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특히 낡은 저층 주택가였던 미아동 75일대는 기존의 낙후된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강북구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미아동 75 재개발 구역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역세권 입지 특성을 살린 고밀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번 기획안 확정에 따라 해당 구역은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최고 45층 내외, 약 1600가구 규모의 도심 복합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땅집고] 미아동75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서울시

    ◇ 20년 표류 마침표… 신통기획 확정에 호가 약 1억원 상승

    주변 지역이 뉴타운 사업을 통해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동안 미아동 75번지 일대는 낮은 사업성과 복잡한 이해관계 탓에 개발되지 못한 채 남아있었다. 2021년 공공재개발도 추진된 바 있지만, 민간 개발 선호도가 높아 사업이 정체됐다.

    서울시의 정비사업 정책인 신통기획이 해답이 됐다.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시가 참여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시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건축·교통·환경 등 각종 심의를 동시에 진행하는 통합심의를 적용해 통상 5년 이상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2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미아동 75번지는 용도지역을 제2종 일반주거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약 400%까지 높인다. 지하철역 반경 350m 이내 지역을 고밀·복합 개발하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도 병행한다. 늘어난 용적률 일부는 공공임대주택이나 지역 필요 시설로 기부채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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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 A씨는 “당초 역세권 활성화 사업이 아니면 재개발을 반대하겠다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신통기획과 역세권활성화사업의 통합안을 통해 사업성을 높여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대 비중이 높았던 미아동 90번지, 54번지 일대 상가 라인을 사업 구역에서 제외하는 조건부 승인으로 이해관계자 간 마찰을 줄이고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땅집고] 미아동75 신속통합기획 조감도. /서울시

    사업 추진 소식에 인근 시세도 오름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8월 대지면적 76㎡의 단독주택은 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3월에는 대지면적 86㎡의 단독주택 매물이 6억3000만원에 나오며 최근 호가가 약 1억원 상승했다.

    다만 재개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추세다. 경기부동산 관계자 B씨는 “재개발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에 매물이 회수되고 있다”며 “매수 문의는 늘었으나 실제 거래 가능한 물건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수리비 무서운 노후 주택가, ‘더블 역세권’ 아파트로

    재개발 추진 속도가 빨라진 배경에는 수리비가 두려울 정도로 심각해진 주택 노후도가 있다. 길게는 60년이 넘은 주택들은 상하수도 누수 문제가 빈번하다. 주택가 내부는 성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길이 좁고, 열악한 교통 인프라로 인해 차량이 제대로 출입하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인근 대학교 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들의 거주 비중이 높은 가운데 집주인들은 월세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유지보수 비용이 임대 수익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사업지 내 주민 B씨는 “집이 워낙 오래되어 고장이 나면 수리비가 많이 든다”며 “세 준 집에서 물이라도 새면 50만 원이 훌쩍 넘는데, 이제는 고쳐 쓰는 것보다 재개발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으로 이주를 시작하면 임대 수입이 끊기지만, 재정비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다만 월세 수입으로 생활하는 고령 건물주 등이 동의서 징구 과정에서 최종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도의적인 차원에서 어르신들을 꾸준히 설득하고 있으며, 조만간 정식 동의서 징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미아동 75번지 일대는 향후 강북구를 대표하는 주거 단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기존 4호선 미아사거리역에 동북선 경전철 개통까지 예정돼 있다.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미아동75 일대는 강북구 진입의 핵심 지역”이라며 “입지적 장점을 살려 강북의 관문 역할을 하는 상징적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in0212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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