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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1만여가구 묻지마 공급 폭탄" 과천시의회 '전면 철회' 맞불

    입력 : 2026.03.29 06:00

    [인터뷰] “근거없는 9800호 짓기, 도시 설계부터 틀렸다” 과천시의회 위원장 ‘전면 백지화’ 요구

    마사회 이전·AI특구·주택공급…누더기 정책
    “교통·하수도 없이 공급?” 도시 아니다
    국토부 깜짝 발표에…일방통행 행정 비판도

    [땅집고] 경기 과천시 지하철 4호선 과천정부청사역 2번출구 앞에 비치된 현수막. 현수막에는 "정부 1.29대책 과천 경마장, 방첩사 9800호 공급안 살기 좋은 과천 주택공급대책으로 무너뜨리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강시온 기자

    [땅집고] “지금 과천에 추진되는 9800가구 공급은 도시 설계 없이 숫자만 던진 정책입니다. 교통이나 하수시설, 인프라 대책도 없이 밀어붙이는 건 도시를 만드는 게 아니라 망가뜨리는 거에요” (황선희 과천시의회 경마공원 이전 및 주택공급 전면철회 특별위원회 위원장)

    정부가 1·29 주택공급 대책 이후 과천 경마공원 일대에 약 9800가구 공급을 추진 중인 가운데, 과천시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마사회 이전, AI특구 지정, 주택 공급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도시 인프라와 재정, 환경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구체적인 인프라 대책 없이 공급 계획만 제시하고 이후 논의가 사실상 멈춰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땅집고] 과천시의회 황선희 부위원장. 현재 '과천시의회 경미공원이전 및 주택공급전면철회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과천시의회

    다음은 황선희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1·29 대책 이후 정부 움직임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가 먼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문제가 제기되니까 과천시 측에 ‘협의체를 만들자’, ‘TF를 꾸리자’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심지어 교통대책도 과천시가 5월 4일까지 가져오라고 하는 상황이다. 국가 사업인데 지자체에 대책을 떠넘기는 구조다. 1월 29일 이후 지금까지 인프라 관련 논의는 사실상 멈춰 있다.”

    -9800가구 공급 계획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9800가구 공급 계획의 가장 큰 문제는 왜 9800가구인지에 대한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대체 부지도 확보하지 않은 채 숫자부터 정해놓고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2021년에도 정부는 당초 계획했던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 개발을 철회하고, 과천지구 3000가구와 시가화예정지 1300가구를 더한 4300가구 이상 공급안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런데 이번에 추가로 9800가구 공급 계획이 제시됐지만, 이를 수용할 대체 부지는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보여진다.”

    -마사회 이전 문제도 논란이 크다.

    “마사회 이전은 노조와도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수원, 화성 등을 포함해 파주와 고양, 동두천, 양주 등 경기도 내 10곳이 넘는 지자체가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확정된 곳은 없다.

    정치 일정과 맞물린 측면도 크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선거 전까지는 공식 발표가 쉽지 않고, 선거 이후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정보공개요청에 대한 국토부 입장은 어떤가.

    문제는 11가지 부문에 대한 정보공개요청에 대한 국토부의 답변이다. 국토부는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 또는 내부 검토 과정에 있어 미확정된 사항을 공개할 경우 이해 관계인들에게 오해나 혼란을 불러 일으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당한거다.”

    -주택 공급과 함께 추진되는 AI특구 계획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과천은 탄소중립과 정원도시를 지향하는 도시다. 그런데 AI특구는 전력 소비가 큰 산업이다. 도시의 방향성과 완전히 충돌한다. 기존 산업단지 공실률도 20~30% 수준인데, 추가로 산업시설을 늘린다고 해서 기업이 들어올지도 의문이다. 심지어 현재도 교통 문제 때문에 기업들이 직원 퇴근 시간을 조정할 정도다. 지정타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교통이고 민원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한계상황이다. 여기에 9800가구가 추가되면 감당이 불가능하다.

    하수처리장도 문제다. 하나 설치하는 데 17년이 걸렸는데, 또 하나를 새로 짓겠다는 계획이 나오고 있다. 기존 시설 증설도 최소 1~2년이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공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도시 재정 측면 영향은 어떻게 보나.

    “마사회가 이전하면 과천시에 들어오는 연간 약 500억원의 세수가 사라진다. 이를 기업 유치로 대체하겠다고 하지만, 기업이 자리 잡고 세수를 내기까지 최소 10년이 걸린다. 현재 지정타에 800여 개 기업이 있지만 다 합쳐도 세수는 400억원 언저리 수준이다. 마사회 하나를 대체하기 어렵다.”

    -결국 어떤 방향이 필요하다고 보나.

    “지금은 부분 수정이 아니라 전면 백지화가 필요하다. 교통, 하수, 도시 구조를 다시 설계한 뒤에 주택 공급을 논의해야 한다. 지금처럼 추가에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도시가 유지될 수 없다.

    [땅집고]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앞에 비치된 과천시의 주요관광지. /강시온 기자

    과천은 서울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자연과 문화, 행정 기능이 결합된 도시다. 심지어 과천과학관, 미술관, 서울랜드, 청계산, 관악산까지 갖춘 도시다. 이런 도시를 초고층 아파트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맞는지 후대를 위해 맞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과천은 수도권에서 가장 가치 있는 도시 중 하나다. 이 도시 하나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미래 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겠나. 도시의 가치는 한 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황 위원장은 “4월 중 마사회 노조와 추가 집회도 예정돼 있다”며 “정책을 밀어붙이기보다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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