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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딜 봐서 공장"…지식산업센터 '주거형 사기 분양' 논란 소송전

    입력 : 2026.03.30 06:00

    나주 지식산업센터 ‘주거용 분양’ 논란 장기화
    수분양자 “침대·냉장고 다 있는데 공장이라니”
    법원 “사기분양이라는 객관적 증거 부족”
    시행사 “잔금 납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
    [땅집고] 전남 나주의 한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은 일부 수분양자들은 "일반 주거용으로 입주할 수 있는 것처럼 속여서 계약을 하게 됐다"며 "견본주택을 보면 주거시설로 기획된 상품이다"고 주장한다./수분양자 제공

    [땅집고]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의 한 지식산업센터 분양 적법성을 둘러싸고 수분양자와 시행사 측의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 2심 재판부는 시행사 측 손을 들어줬지만, 수분양자들은 “시행사가 비주거 시설을 주거용으로 속여 분양했다”고 주장한다.

    논란가 된 지식산업센터는 나주시 빛가람동에 위치해 있다. 대지면적 9504㎡, 연면적 6만1292㎡ 규모로 지하 2층~지상 25층, 총 571실로 조성된 지식산업센터다. 이 가운데 약 300실은 잔금 납부와 등기까지 완료된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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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분양자들은 분양 당시부터 주거용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모델하우스는 침대, 소파, 가전제품, 수납장, 바닥 난방 등 주거에 필요한 설비로 채워진 ‘풀옵션 주거 공간’ 형태로 꾸며졌고, 생산시설이나 업무공간으로 볼 수 있는 요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또 세탁기·냉장고·인덕션·TV 등 생활 가전과 가구가 모든 호실에 일괄 포함된 점 역시 일반적인 산업시설 분양과는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1채당 8000만~9000만원 상당의 중도금을 냈으나 일반 주거용으로 입주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수분양자 이모씨는 “견본주택을 보고 공장이라고 인식하고 계약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며 “주거용으로 속아 계약한 수분양자들의 피해 금액만 185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형 공장이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입주 자격이 제한된다. 원칙적으로 공장, 연구소, 사무실 등 산업·업무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개인이 임대사업용으로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으려면 입주가 가능한 업종의 사업자로 등록돼 있어야 한다. 일반 주거용 사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계약 조건도 논란이다. 계약서에는 부가가치세 환급을 위해 일정 기간 내 임대사업자 등록을 요구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분양자 측은 이를 두고 “사실상 임대사업을 전제로 한 분양 구조”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들은 약 140명이 3년 넘게 일관되게 주거용 인식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단은 지금까지는 시행사 측에 유리하게 나왔다. 2024년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광주지법은 “견본주택과 홍보물은 청약 유인을 위한 것일 뿐 계약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며 수분양자 청구를 기각했다.

    형사 재판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이어졌다. 검찰은 시행사 대표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광주지방법원은 2025년 1심에서 시행사 대표의 사기 혐의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며 “일반 주거용 사용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는 점을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 역시 충분히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형사 사건은 검찰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다. 현재 민사 사건 2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현재 잔금 납부하는 계약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며 “대법원 판결도 이전 재판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식산업센터나 생활숙박시설에서 주거로 사용 가능하다는 분양 홍보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는데, 기망 또는 착오를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을 반환해 달라는 소송이 크게 늘었다”며 “외관상 주거와 업무로 구분이 불명확한 상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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