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27 11:30
[땅집고] “우와, 이제 LG전자도 집을 판다고 하네요! 신기하다!”
통상 주택을 시공해 공급하는 주체는 건설사다. 하지만 최근 LG전자도 주택 사업에 뛰어들면서 신기하다는 국민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단 국내에서 가장 보편적인 주택 형태인 아파트가 아닌, 1~2층짜리 단층 모듈러 주택을 공급한다.
LG전자가 선보인 모듈러 주택 모델명은 ‘LG 스마트코티지(Smart Cottage)’. 모듈러는 프리팹(Pre-fabrication) 공법의 일종으로, 건축물 일부를 자체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해서 완공하는 건설 방식을 말한다. 모든 자재를 현장으로 옮겨 시공하는 기존 공법과 비교하면 공사기간을 5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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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전자는 ‘스마트코티지’가 다른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모듈러 주택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하다. 가전·가구에 강한 기업인 만큼 본업을 살려 주택 내부를 자사 제품으로 가득 채워 아파트 못지 않은 ‘스마트 홈’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것. 식기세척기, 인덕션, 광파오븐, 정수기 등 대표 가전을 비롯해 스마트 도어락, CCTV, 전동 블라인드 등 다양한 IoT 기기가 함께 설치된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스마트코티지’는 크게 1층짜리 ‘모노’ 모델과 2층 높이 ‘듀오’ 모델로 나뉜다. 모노 중 ‘코어27’은 27㎡(8평)짜리 원룸형으로 부가세를 포함해 1억원이면 살 수 있다. 좀 더 면적이 넓은 ‘코어54’는 거실 겸 주방과 욕실, 침실 2개로 구성하는 54㎡(16평)이며 가격은 1억8000만원으로 책정됐다. 2층짜리 듀오 모델중에선 ‘맥스45’가 가장 널찍하다. 1층이 29.4㎡(9평), 2층이 16㎡(5평)으로 3억9000만원으로 내 집 마련할 수 있다.
문제는 아무나 ‘스마트코티지’를 살 수는 없다는 것. 조립식 주택을 설치할 수 있을 만한 땅을 가진 사람이어야 가능하다. 그렇다고 아무 땅에나 설치 가능한 것은 아니다. 토지 지목은 ‘대지’여야 하며 단층형을 원하는 경우 적어도 26.6㎡, 2층형은 44.4㎡ 규모를 확보해야 한다. 주택을 배송할 때 LG전자가 트럭과 트레일러를 쓰기 때문에 현장 진입을 위해 땅이 폭 4m 이상의 도로를 4m 이상 접해있어야 하고, 인근 전신주 높이가 6m 이상은 되어야 하며 큰 나무도 없어야 안전하게 배송 가능하다. 더불어 건축 인허가와 기반 작업을 위한 건축사와 계약도 별도로 맺어야 한다.
최소 1억원에서 최대 4억원 안팎으로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토지를 확보한 경우에만 구매 가능하며 땅이 부족한 도심에는 설치가 어렵기 때문에 ‘스마트코티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 최대 15평 내외 규모를 고려하면 내 집 마련 용도보다는 별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합해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평가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단순히 저렴한 집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면서 “LG전자의 서비스망을 통해 신뢰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스마트코티지’ 판매 대상을 기존 일반 고객에서 기업 및 공공시장으로 넓히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형 산불 피해가 발생하면서 경북 의성군 천년고찰인 고운사가 전소하자 갈 곳이 없어진 스님들을 위해 2층형 모델을 지원했다. 올해 1월에는 전북 김제시 죽산면에서 지역 청년가 모임과 함께 숙박형 문화공간인 ‘죽산모락’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 곳에 단층형 2채와 복층형 2채를 설치하고, 지역 상권과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편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023년까지만 해도 8000억원 규모던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이 2030년까지 2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 역시 전 세계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가 2024년 1041억달러(약 145조원)에서 2029년이면 1408억달러(약 197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