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27 06:00
업계 최대 규모 제재에 소송전, 상장 추진에 ‘비상’?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내부통제 이슈로 추가 제재 우려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내부통제 이슈로 추가 제재 우려
[땅집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올해 상장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지만, 가상자산업계 역대 최대 규모 제재에 따른 소송전과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로 드러난 내부통제 부실 등으로 ‘IPO’(기업공개) 로드맵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23일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부과한 영업 일부정지 6개월 처분에 대한 취소 행정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와 함께 부과된 368억원의 과태료에 대한 이의제기 여부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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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4일 서울행정법원은 영업일부정지 6개월 처분의 효력을 오는 4월 30일까지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빗썸의 집행정지 신청의 심리·결정에 필요한 기간 동안 임시로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 것이다. 향후 재판부에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정식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 본안 소송의 판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효력 정지 기간이 연장될 전망이다.
이번 소송전은 당초 오는 4월부터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으려던 빗썸이 기업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던진 승부수로 풀이된다. 지난 2월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로 인해 내부통제 부실이 드러나며 금융당국이 제재를 시사하는 등 ‘이중고’가 예상된다.
◇ FIU 중징계에 ‘행정소송’ 맞불…상장 전 이미지 사수용?
빗썸은 최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FIU으로부터 받은 과태료 368억원, 영업 일부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부과된 과태료 352억원을 넘어선 최대 규모이며, 영업정지 기간도 2배에 달한다.
FIU가 지난 2025년 3월 17일부터 4월 18일까지 실시한 자금세탁방지(AML) 현장검사에 따른 후속 조치다. 미신고 디지털자산사업자(VASP)와 거래금지, 고객확인(KYC) 및 거래제한 등 특금법상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 사항 약 665만건을 적발했다.
일부 영업정지에 따라 신규 가입자의 타 거래소나 외부 지갑으로 디지털자산을 이전(입출고)하는 행위를 제한된다. 그 외의 원화 입출금, 디지털자산 거래는 허용되고, 기존 이용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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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빗썸이 소송전에 돌입한 배경에는 IPO 추진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상장 심사 과정에서 대규모 제재 이력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적 대응을 통해 처분 효력을 제한하고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예비 심사 과정에서 내부 통제 시스템의 적절성과 경영 안정성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제재 관련 추가적으로 살펴봐야할 부문이 있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며 “재판과정에서 당사 입장을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62조원 촌극’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당국 “제재 검토 중”
지난 2월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에 대한 추가 제재까지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10일부터 3월 6일까지 진행한 현장검사 결과 내부통제 부실과 조직 운영의 문제점을 확인했고, 이에 따른 제재를 검토 중이다.
빗썸은 지난 2월 6일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오지급했다. 지급 담당자가 단위를 ‘원’이 아니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 보유한 4만6000여개의 12배가 넘는 비트코인이 지급되는 동안 이를 막지 못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기존 미회수 비트코인 1788개 중 18개(현 시세 약 18억원)를 여전히 회수하지 못했다.
다만 비트코인 사태와 관련한 제재 수위가 구체화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IPO 과정, 현재 심시 중인 VASP 면허 갱신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당국 제재가 약 1년 검사의 후속 조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관련 제재가 부과되는 것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2년 선임된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가 연임을 추진하며 논란까지 제기된다. 이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이 대표의 연인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안을 잘 아는 수장이 리스크를 직접 수습하는 ‘책임 경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최근 금융당국 제재, 내부통제 부실 이슈 모두 이 대표 임기 내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여기에 사측의 일방적인 복지 축소와 취업규칙 개정에 반발하며 최근 빗썸 노동조합까지 출범해 잠재적인 갈등 요소까지 생겼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