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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원 vs KB, 아파트 가격 상승폭 '6배' 차이…'통계 왜곡' 재소환

    입력 : 2026.03.25 06:00

    부동산원·KB 집값 상승폭 최대 6배 격차
    또 시작된 집값 통계 논쟁
    [땅집고]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뉴시스

    [땅집고] 서울 아파트 가격을 둘러싸고 정부와 민간 기관의 ‘통계 괴리’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정부 공공 통계에서는 상승세 둔화를 강조하는 반면, 민간 통계는 여전히 가파른 상승 흐름을 나타내면서 시장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집값 통계 왜곡 논란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0.05% vs 0.31%…또 벌어진 집값 통계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셋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상승했다. 상승세는 유지됐지만 시장 전반에 관망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 가격을 낮춘 매물이 거래되며 오름폭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간 통계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31% 올라 공공 통계 대비 상승폭이 6배 이상 컸다. 또 다른 민간 지표인 ‘부동산R114’ 역시 상승세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8% 올라 KB부동산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격차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앞선 3월 첫째주에도 KB부동산은 0.32% 상승을 기록한 반면, 한국부동산원은 0.09% 상승에 그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괴리는 더 극명하다. 3월 첫째주 서울 용산구의 경우 한국부동산원 통계는 –0.05%로 하락을 나타낸 반면, KB부동산은 0.4% 상승으로 집계됐다. 같은 지역을 두고 상승과 하락이 정반대로 나타나는 현상까지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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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3월 들어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가격 주간 동향 통계가 큰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은 표본으로 선정된 중개업소와 거래 사례를 기반으로 실제 계약 가격을 반영하는 실거래 중심 조사 방식을 사용한다. 가격 변동이 확인된 거래를 토대로 지수를 산출하기 때문에 시장 변화를 비교적 보수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한국부동산원 통계는 정부의 유일한 공식 지표로 정책 판단의 근거가 되는 만큼 민간 지표와의 차이가 확대될수록 시장 혼선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KB부동산은 전국 중개업소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한 호가와 시세 정보를 기반으로 가격 변동을 산출한다. 매도·매수 심리를 빠르게 반영하는 특징이 있어 상승기에는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민간 기관이 집값 상승폭을 현실보다 과다하게 산출할 경우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추격 매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정부 통계와 민간 통계가 조사 방식 차이로 인해 집값 상승률에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은 그 차이를 알 수가 없다. 전세계적으로 사례가 없는 정부의 주간 단위 집값 조사가 오히려 시장을 왜곡할 위험성이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기관마다 조사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조사 결과가 일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했다.

    ◇문 정부 시절 ‘통계 왜곡’ 재소환

    이처럼 공공과 민간 통계 간 괴리가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체감 집값과 공식 통계가 따로 논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된다. 시장에서 공공 통계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갖는 이유는 과거 ‘통계 왜곡’ 논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집값이 급등하면서 공공과 민간 통계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통계 왜곡’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후 감사원은 2023년 9월 부동산 통계 관련 감사 결과를 통해 통계 수치 조작 정황이 있었다고 판단했고,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2024년 3월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11명을 직권남용 및 통계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정권 교체이후에는 검찰은 “청와대가 주택 통계를 조작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은 감사원의 일방적 주장일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런 과정에서 주택통계에 대한 불신은 더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계약 기간을 고려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4월 초 통계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3월에 기관 별로 내놓은 통계 결과의 편차가 커진 것 같다”며 “민간은 몰라도 부동산 특성상 공공기관에서 주간 아파트 가격 발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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