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24 06:00
기업대출 증가세 2024년 12.5%→2025년 3.9%
과징금 기저효과에도 생산적 금융 경쟁력 확보가 관건
과징금 기저효과에도 생산적 금융 경쟁력 확보가 관건
[땅집고] ‘리딩뱅크’ 타이틀 탈환 1년 만에 지난해 2위로 내려앉은 신한은행은 올해 기업금융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역대급 실적에도 지난해 기업대출 증가세가 전년도와 비교해 급락했던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각 금융사 경영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025년 연간 3조77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3조8620억원의 KB국민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2024년 3조6954억원 대비 2.1%(793억원) 성장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3조2518억원에서 무려 18.8% 성장한 국민은행에는 역부족이었다.
세부적인 지표를 보면 기업대출에서 격차가 두 은행의 격차를 만들었다. 2026년 리딩뱅크 탈환을 노리는 정상혁 신한은행장 입장에서는 기업금융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강화 기조에 더욱 동조해야 한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 기업대출 증가세 12.5%→3.9%로 ‘뚝’
기업금융 증가세가 급격히 식었다는 점은 신한은행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한은행의 전년도 대비 기업대출 잔액 증가율은 2024년 12.5%였는데, 2025년 3.9%로 급격히 줄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8.2%에서 3.2%로 5%p 줄었다. 대기업 여신 증가율의 경우 2024년 30.6%에서 작년 6.4%로 급락했다.
지난해 보수적 여신 관리 기조로 인해 다수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 증가폭이 줄었지만, 신한은행의 둔화세가 뚜렷하다. 국민은행은 6.6%에서 3.9%로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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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업대출 증가율은 비슷하지만 기존의 대출 규모에서 차이 때문에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2025년 신한은행의 총 기업대출은 약 187조8000억원, 국민은행은 194조1000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증가율은 3.9%로 동일했다. 전년도 대출액의 규모에서 신한은행 180조7000억원, 국민은행이 186조8000억원으로 차이가 있었다. 그 때문에 절대적인 규모에서 격차는 기존 6조7000억원에서 7조7000억원 정도 벌어졌다.
중소기업 대출, 특히 개인사업자(SOHO) 부문에서 격차가 컸다. 신한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2024년약 140조6000억원에서 3.2% 증가해 2025년 약 145조980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145조원에서 149조8000억원가량으로 늘어났는데, 증가율은 3.2%로 같았다.
SOHO 부문 대출에서 격차가 컸다. 신한은행은 71조980억원, 국민은행은 94조4000억원이었다. 증가율에서 신한은행이 2.5%로 1% 늘어난 국민은행을 앞섰지만, 규모에서 밀렸다.
◇ ELS 과징금 일시적 효과 기대에도 ‘생산적 금융’이 경쟁력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정 은행장도 기업대출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경영전략회의에서 “2026년은 보다 명확한 방향성과 실행 방법을 바탕으로 가속력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며 생산적 금융을 강조했다.
1990년 신한은행에 입사해 36년 넘게 근무 중인 정 은행장은 전략, 재무, 조달, ESG, 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영 역량을 쌓다가 2023년 2월 은행장에 올랐다. 첫번째 재임 기간인 2024년 리딩뱅크를 탈환했으나, 두번째 임기의 첫 해인 2025년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연임 시 임기를 1년씩 연장하는 업계 관행을 깨고 2026년 말까지 2년의 추가 임기를 보장받았을 정도로 내부통제와 실적 성장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은행권에서 따르면, 신한은행은 2026년 들어 정부 경제 활성화 정책에 맞춰 국가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핵심 산업 위주로 대출 규모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전력반도체업 ▲LNG화물창 ▲초전도체 ▲그래핀 ▲특수탄소강 ▲태양광, 차세대 전력망 ▲해상풍력 ▲그린수소 ▲초고해상도 위성개발 ▲바이오 ▲콘텐츠 ▲뷰티 ▲식품 등 정부의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 관련 기업들 대상이다.
신한은행의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일시적으로 선두로 치고나갈 가능성도 있다.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에 따른 과징금이 이달 18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사전통지 받은 금액보다 약 20% 정도 감액된 2700억~2800억원대로 조정된 상태다. 지난해 대손충당금 규모을 예상 과징금(LTV 담합 관련 포함)의 50% 수준인 1846억원으로 책정했다.
타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과징금의 20~30%수준으로 책정한 것과 차이가 있다. 충당금 환입까지 이뤄질 정도로 제재 수위가 낮아지지 않더라도 추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융업계 관계자는 “과징금이 일시적으로 실적에 도움을 주긴 하겠지만, 연간으로 보면 실질적인 리딩뱅크 경쟁은 은행 본업에서 경쟁력에서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