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22 06:00
[땅집고] “작년에 집값 좀 올랐다고 세금을 1년 만에 50%씩 더 내라니, 소득 없는 은퇴자들은 집 팔고 나가라는 소리 아닙니까?” (서울 마포구 아현동 60대 집주인 A씨)
정부가 지난해 집값 상승분을 반영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강남권을 넘어 마포, 성동 등 이른바 ‘한강 벨트’ 지역에서도 보유세가 1년 새 수백만 원씩 급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시가 상승이 매물 출회와 가격 하락의 신호탄이 될지를 두고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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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용성도 보유세 50%↑… 마래푸 전용 84㎡ 세금 150만원 더 낸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평균 18.67% 올랐다. 강남 3구는 물론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 변 자치구 대부분이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는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30.9% 급등했다. 이에 따라 종부세는 27만원에서 124만원으로 4배 이상 뛰고, 전체 보유세는 289만원에서 439만원으로 52.1% 늘어날 전망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보유세 감당이 안 되는 연세 많으신 분들은 아무래도 팔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5월 9일까지는 (급매물이) 떨어져서 나갈 것이고, 지금 한 2~3억 정도 낮춰서 계약되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 엘스(전용 84㎡)’ 역시 보유세가 582만원에서 859만원으로 47.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은 ‘1천만원’ 단위 추가 부담… “압박보단 짜증 난다”
강남권은 보유세 증가액이 1000만원 단위에 육박한다. ‘압구정 신현대 9차’는 1년 사이 보유세로만 약 1061만원을 더 내야 한다.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전용 84㎡)’ 역시 56%가 넘는 세 부담 증가로 1026만원의 추가 지출이 예고됐다.
반면 현지 반응은 지역별로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사는 “여기는 돈이 없어서 팔겠다는 것보다 그냥 짜증이 난다는 분위기”라면서도 “다만 30억~40억대 지역이나 갭투자가 많았던 잠실 등은 자금 여력이 떨어지는 다주택자 중심으로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고, 2억씩 내린 매물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시가 인상은 최근 ‘영끌’로 집을 마련한 젊은 층과 고령 1주택자들에게 큰 압박이 될 전망이다. 대출 이자에 수백만 원의 추가 세금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시장 폭락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실제 20~30% 정도 오르는 것인데, 2020~2021년 당시의 폭등세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보유세 부담 매물은 연중 계속 나오겠지만, 이미 정리할 사람들은 많이 했기 때문에 시장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정도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0629a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