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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하나 사이 두고 '펑펑'…꼼수 발파에 강남 한복판 아파트 균열 논란

    입력 : 2026.03.20 06:00

    “폭탄 같은 진동”…강남 아파트 균열 논란
    골목 하나 두고 발파…주민 피해 주장 확산
    인과관계 공방 속 갈등 격화·시위까지 이어져

    [땅집고] 강남 논현동 아파트 실내 창문 파손 모습. /입주민 제공

    [땅집고]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유리창 파손과 벽체 균열, 타일 탈락 등 이상 현상이 잇따르며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인근 공사장의 발파 작업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시공사 측은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유리 깨지고 벽 갈라져”…집 안까지 번진 이상 징후

    문제가 불거진 것은 올해 1월. 한 입주민이 안방에서 깨진 유리창을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단지 내에서 유사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세대에서는 벽 균열과 타일 탈락, 창틀 뒤틀림 현상까지 나타났다는 주장도 나온다. 입주민들은 “집 안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진동이 반복된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취재진이 확인한 한 세대 내부에서는 도배가 들뜨고 대리석 마감재가 밀려난 흔적, 문틀 몰딩이 떨어진 모습 등이 관찰됐다. 해당 입주민은 “공사 이후 집이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며 “불안 증세로 약까지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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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바로 옆 ‘지하 6층 굴착’…발파 작업 진행

    주민들이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아파트와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둔 인접 공사장에서 벌어지는 ‘발파 작업’이다. 이곳에서는 교회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며, 지하 6층 규모 주차장 조성을 위해 약 35m 깊이까지 굴착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암반층 제거를 위한 화약 발파 작업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되면서 주민들은 피해가 본격화됐다고 주장한다. 아파트와 공사장 간 거리는 약 7m에 불과하다.

    입주민대표회의가 단지 내 피해 상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약 40가구에서 균열이나 마감재 탈락 등의 이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는 실내뿐 아니라 단지 내 바닥 타일 등 외부 구조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발파 이전에는 없던 균열”이라며 공사와의 연관성을 제기하고 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발파 작업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된다.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5~10분 간격으로 이어지고, 두 시간 가까이 계속된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실제 취재가 진행되던 당시에도 발파 소음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안내 방송을 통해 “지하 암반 발파 및 굴착 작업이 예정돼 있으니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로고까지 지웠다” vs “미관 개선 작업”…주민vs시공사 공방

    갈등은 시공사 대응을 둘러싸고도 확산되고 있다. 주민들은 시공사가 공사장 펜스에 있던 로고를 페인트로 지웠다고 주장한다. 실제 로고가 지워지는 모습이 촬영돼 주민들 사이에서 공유되기도 했다.

    [땅집고] 공사장 펜스에 있던 두산건설 로고가 지워지는 모습. /입주민 제공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관련 보도나 주민 항의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지운 것이 아니라, 장기간 공사 과정에서 미관 개선 작업을 하며 자연스럽게 훼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브랜드 마크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공사측은 발파 공사와 관련한 입장도 함께 내놨다. 해당 발파 공사는 관련 법령과 기준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진동 계측과 모니터링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자체 검토 결과 구조적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민들의 불안을 고려해 지난 2월 6일부터 3월 4일까지 발파 작업을 일시 중단했으며, 재개에 앞서 인근 주민들에게 사전 안내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사와 피해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주민들은 발파 보고서 등 7개 항목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지만, 강남구청은 시공사 또는 건축주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이에 주민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입주민들은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진행하며, 시공사와 시행사, 그리고 허가 관청인 강남구청이 책임 있는 대응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chujinze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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