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19 11:08
“차익 10억인데 중과 어쩌나” 이혼·위장미혼 고민하는 주택보유자들
5월9일 양도세 중과 부활…보유세 폭탄 피하려 ‘법적 남남’ 불사할까
5월9일 양도세 중과 부활…보유세 폭탄 피하려 ‘법적 남남’ 불사할까
[땅집고] 이재명 정부 들어 부동산 세금 규제가 다시 강화되면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위장 이혼’을 고민하는 주택 보유자들이 늘고 있다. 한시적으로 배제됐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오는 5월 9일부터 부활함에 따라 시장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최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세금 문제로 이혼을 고려한다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 2주택을 보유했다고 밝힌 A씨는 지난달 국내 최대 부동산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 ‘양도세중과, 이혼도 한 방법일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부부가 각각 단일 명의로 집을 한 채씩 갖고 있는데, 나중에 팔 때 양도세 중과가 걱정된다”며 “가정은 원만하지만 세금이 어마어마할 것 같아 이혼으로 세대 분리를 하는 게 나은지 궁금하다”는 고민을 올렸다. 두 채 모두 양도차익이 1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자 ‘절세형 이혼’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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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금 강화으로 인한 가족 해체는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의 재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다주택자 양도세를 최고 75%까지 높이자, 시장 참여자들은 자녀 분가나 위장 이혼을 통해 1가구 1주택 조건을 맞춰 세금을 회피했다. 남녀가 각각 1주택자일 경우, 혼인 신고를 미루는 ‘위장 미혼’ 사례가 본격화됐다.
업계에서는 오는 5월 9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재시행하면서 시장의 매물 잠김은 물론,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한 ‘가족 해체’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양도세뿐만 아니라 보유세 부담까지 동시에 치솟으면서 다주택자들을 막다른 길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고가 아파트 기준 보유세 증가율이 40~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마저60%에서 80%로 상향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다주택자들 사이에서 “차라리 이혼해서 1주택자 지위를 각각 확보하는 게 수억 원을 아끼는 길”이라는 인식이 다시금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고정 수입이 없는 고령층이나 다주택자들이 세금 때문에 집 크기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와 위장 이혼을 고려한다면 젊은 신혼부부는 혼인 신고를 늦추는 식으로 가정 내 세대 분리가 가장 강력한 절세 카드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결혼을 해도 혼인 신고를 미루는 것은 대출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이러한 기현상은 해외 언론에서도 조명받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작년 11월 “한국 신혼부부의 20%가 위장 미혼”이라며, 한국 제도 전반에 걸린 ‘결혼 페널티’의 원인으로 부동산을 꼽았다. 닛케이는 “서울 아파트 평균가가 14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혼인 신고를 미루는 추세가 출산 감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공시가격 인상과 세제 개편이라는 변화 속에서 주택보유자들은 매도와 보유를 넘어 ‘법적 남남’이 되어서라도 자산을 지키겠다는 치열한 눈치싸움을 이어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국세청은 위장이혼을 통한 탈세를 막기 위해 관련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국세청은 단순히 서류상 이혼 여부만 보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이혼 후에도 동일한 주소지에 거주하거나, 각자 다른 주소지에 등록되어 있더라도 신용카드 결제 내역 등이 특정 지역에서 겹치는 경우 위장위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계좌를 추적하기도 한다. 특히 주택 양도 전후로 단기간 내에 재결합(재혼)을 하는 경우 국세청의 집중 조사 대상이 된다. 위장이혼으로 판명될 경우, 가산세 폭탄을 맞을 수 있고 조세포탈혐의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