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18 13:20
홍라희 명예관장, 삼성물산 주식 전량 이재용 회장에 증여
증여세만 2792억이지만…주가 폭등 전 넘겨 ‘절세 타이밍’
경영권 확보와 함께 세금 1000억 정도 아낀 것으로 추산
[박영범의 세무톡톡] 이재용 회장, 삼성물산 주가 폭등 전 전량 증여…경영권 확보와 1000억 절세 다 챙겼다
증여세만 2792억이지만…주가 폭등 전 넘겨 ‘절세 타이밍’
경영권 확보와 함께 세금 1000억 정도 아낀 것으로 추산
[박영범의 세무톡톡] 이재용 회장, 삼성물산 주가 폭등 전 전량 증여…경영권 확보와 1000억 절세 다 챙겼다
[땅집고] 올해 초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확보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모친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지난 2월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으로부터 상속 받아 보유하던 삼성물산 지분 180만8577주를 전부 이재용 회장에게 증여했거든요. 현재 주가 가치로 따지면 약 6000억원으로, 여기에 매겨지는 증여세만 2792억원에 달합니다.
얼핏 보면 이재용 회장이 내야 하는 증여세가 천문학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세무 측면에서 보면 치밀한 타이밍 전략으로 원래 내야 했던 증여세보다 약 1000억원을 아끼는 절세 효과를 거둔 점이 돋보입니다.
현행 세법상 주식을 증여하는 경우 상장 주식의 평가액은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출하는데요. 정확한 증여세는 신고 납부 기한인 4월 말에 알 수 있겠지만, 현재 알려진 정보를 바탕으로 한번 계산해보겠습니다.
홍라희 명예관장이 이재용 회장에게 삼성물산 주식 180만 8577주를 증여한 시점은 지난 1월 2일입니다. 증여일 전후 2개월의 최종 평균 가액을 계산해보면 약 26만5000원 정도가 나오는데요. 여기에 최대 주주 할증률 120%를 적용하면 주당 31만8000원이 되면서, 총 증여가액은 5768억14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증여가액에 최고 증여세율(50%)을 적용하면 이재용 회장이 올해 4월 30일까지 세무서에 납부해야 할 증여세액은 2792억원이 되죠.
얼핏 보면 이재용 회장이 ‘세금 폭탄’을 맞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증여 이후인 2월 26일 삼성물산 주식 가격이 최고 36만4000원까지도 치솟았던 상황을 고려하면, 주가가 급등하기 직전인 연초에 삼성가가 증여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습니다. 즉 적절한 타이밍에 모친의 지분을 모두 넘겨받으면서 경영권과 절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 셈입니다.
이번 증여로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앞으로 가족 간 벌어질 수 있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줄이고, '3세 승계' 체제를 좀 더 단단히 굳히게 됐습니다. 지난해 7월 대법원 판결로 사실상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체제에 힘이 실리면서 사실상 경영승계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최근 포브스가 발표한 제 40회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자산 총 270억달러로 95위 인물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8390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요. 2위는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2570억달러), 3위는 세르게이 브린(2370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밖에 한국인 중에서는 ‘바이오 신성’으로 꼽히는 정용지 케어젠 대표가 268위(117억달러),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346위(99억달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353위(98억달러),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이 359위(97억달러)로 순위에 포함됐습니다. /글=박영범 세무사(YB세무컨설팅 대표), 편집=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