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16 06:00
주민대표단-추진위원단으로 분열, 사업시행자 지정 두고 대립
“한토신 전문성 없다” vs “지금 신탁사 바꾸면 사업 지연”
“한토신 전문성 없다” vs “지금 신탁사 바꾸면 사업 지연”
[땅집고] 분당 재건축 대장주로 불리는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구역’이 또 다시 소유주 갈등으로 사업 지연 위기에 놓였다. 한국토지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해 사업을 맡기는 것에 대해 정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구역이 재건축을 주도하는 주민단체가 둘로 쪼개져 갈등하고 있다. 예비사업시행자로 MOU를 맺은 한국토지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것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양지마을은 분당신도시 최대 규모 통합재건축 구역이다. 금호 1단지, 청구 2단지, 금호 3단지, 한양 1단지, 한양 2단지 등 5개 아파트단지와 주상복합까지 묶인 4871가구에서 총 7000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2024년 11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라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올해 초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 둘로 쪼개진 양지마을 재건축
양지마을은 선도지구 선정 직후부터 내부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금호1단지의 ‘제자리재건축-독립정산’ 요구로 갈등이 깊어졌다.
작년 11월 특별정비구역 지정 입안제안 접수 전 ‘연합별 독립정산’로 합의를 이뤘다. 분당중앙공원과 인접한 금호청구연합(금호1·3단지, 청구2단지, 주상복합 601 ·602동), 백현로와 접한 한양연합(한양1·2단지, 주상복합 603동), 상가연합 등으로 나누어 정산하는 방식이다.
특별정비구역 지정 완료 후 소유주들의 의견은 또 다시 분열됐다. 주민대표단은 지난해 5월 기존 주민 단체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에서 전환해 추인된 단체로, 법적으로 대표성을 지닌다.
일부 구성원이 작년 투표 과정에서 주민대표단의 임기를 특별정비구역 지정 고시 시점까지 명시했다는 이유를 들며 이탈했다. 이를 주도한 인물은 재준위 초기부터 사업을 주도했던 전임 사무국장 A씨로 금호청구연합 중심의 추진위원단을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대표단은 여전히 임기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작년 12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사업시행자 지정 후 정비사업위원회 구성 전까지는 주민대표단이 사업 추진 주체라는 이유에서다. 서현동 ‘THE시범’, 분당동 ‘샛별마을’ 역시 임기를 명시했지만, 국토부 지침을 따라 주민대표단이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 “한토신 전문성 없다” vs “지금 바꾸면 사업 지연”
두 단체는 한국토지신탁의 사업시행자 지정에 대해 정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는 양지마을은 사업시행자를 지정해 통합심의, 시공사 선정 등 본격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사업 초기부터 동행하며 예비사업시행자 MOU를 맺은 한국토지신탁과 정식 계약을 맺거나, 공개 입찰을 통해 타 신탁사를 찾을 수 있다.
주민대표단은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한 신규 신탁사 모집, 추진위원단은 한국토지신탁의 우선협상권을 인정하고 동행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민대표단이 한국토지신탁에 반대 의견을 내는 결정적인 이유에 대해 ‘전문성 부족’을 꼽았다. 주민대표단 관계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토신의 역량 부족이 곳곳에서 드러났다”며 “양지마을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무산시킬 뻔 했던 전략환경영향평를 받지 않는 문제에 대해 신탁사가 챙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성남시에 책임을 떠넘겼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초 국토부는 양지마을 특별정비계획안을 검토하다가 6개월~1년 가량 사업을 지연시킬 전략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는 검토 의견을 통보한 바 있다. 구역이 30만㎡을 초과하면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양지마을은 약 33만㎡이다. 구역 내 학교부지, 중앙 존치 도로를 제외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했는데, 신탁사 측에서 사전 검토 과정에서 부실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추진위원단은 한국토지신탁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추진위원단 관계자는 “한국토지신탁은 신탁 업계 1위로, 서울,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정비사업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신탁사”라며 “중소 신탁사로 교체하면 오히려 사업 지연을 초래할 것이며, 노특법 개정안 시행 전인 7월 말까지 사업시행자 지정을 완료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근 개정된 노특법 개정안에 따라 사업시행자 지정 과정에서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50%, 단지별 50% 동의를 얻어야 한다. 6개월 유예기간 후 8월 4일에 시행된다. 개정안 시행 이후로 사업시행자 지전이 밀리면 전체 사업 자체가 지연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시공사 선정 시점에 대한 이견도 있다. 주민대표단은 “통합심의 전에 분당 재건축의 상징성을 앞세워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정상급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추진위원단은 “통합심의 전 시공사를 선정하면 추후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 요구에 대응하기 힘들어진다”고 반대하고 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