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15 06:00
“회장님!” 시사 코미디 거장 故 김형곤, 떠난 지 20년
35㎏ 감량 뒤 운동하다 돌연사
신안군 ‘다이어트 섬’ 개발설까지
35㎏ 감량 뒤 운동하다 돌연사
신안군 ‘다이어트 섬’ 개발설까지
[땅집고]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공포의 삼겹살” 등 유행어로 큰 웃음을 안겼던 개그맨 고(故) 김형곤이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됐다. 정치와 사회를 해학적으로 꼬집던 그의 시사 코미디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코미디언 김형곤(1960~2006)은 2006년 3월 1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46세. 당시 그는 헬스 사우나에서 운동을 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알려졌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혈전(피딱지) 등이 생겨 혈류가 막히면서 심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질환이다. 일각에서는 ‘머릿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뇌동맥류 파열 가능성도 언급됐다. 뇌동맥류는 뇌 혈관의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파열될 경우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김형곤은 1980년 TBC 개그콘테스트에서 은상을 받으며 방송계에 데뷔했다. 이후 KBS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1번지’에 출연해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코너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날카로운 풍자는 시청자들에게 김형곤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특히 ‘공포의 삼겹살’ 같은 코너에서는 사회 현상과 권력 구조를 재치 있게 풍자해 ‘시사 개그의 달인’, ‘정치 코미디 천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1987년 KBS 코미디상, 1996년 제32회 백상예술대상 코미디언 연기상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방송 활동뿐 아니라 새로운 도전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2002년 무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정치 무대에 도전하기도 했다. 2005년에는 전남 신안군 암태면 일대에서 ‘다이어트’를 테마로 한 섬 개발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며 관심을 모았다.
해당 섬은 돌과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싸인 지형으로, 2019년 천사대교 개통 이후 목포에서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일제강점기 소작쟁의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며, 현재는 퍼플섬, 승봉산과 벽화마을 등 관광 자원과 함께 대파, 양파, 천일염 등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기동삼거리 동백머리 벽화, 추포해수욕장, 하누넘해수욕장, 승산 마당바위 등 독특한 자연 경관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끄는 요소다.
다만, 김형곤은 무인도를 직접 구입했다는 소문에 대해 “친동생이 사설 휴양지 개념으로 섬을 샀을 뿐 내가 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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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생전 체중을 약 35㎏ 감량하며 건강 관리에도 힘썼다. 또한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한국인 최초로 스탠딩 개그 콘서트를 열 계획을 세우는 등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공연을 한 달가량 앞둔 시점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남겼다. 시대를 웃기면서도 날카롭게 꼬집던 김형곤의 시사 코미디는 지금도 한국 코미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으로 남아 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