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11 15:05
청약 경쟁률 높아도 “계약 포기할까?”
초등학생 통학로가 도로변…안전 우려도
고분양가 늪, 쌍용 더 플래티넘 온수도 같은 수순 밟나
초등학생 통학로가 도로변…안전 우려도
고분양가 늪, 쌍용 더 플래티넘 온수도 같은 수순 밟나
[땅집고] 경기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 일대에 공급되는 ‘쌍용 더 플래티넘 온수역’이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2대1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와 청약 당첨자 사이에서는 “계약을 포기해야 할까요?” 등 고민 글이 이어지고 있다. 청약 당시엔 경쟁률이 높았지만, 막상 현장을 둘러본 뒤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최근 분양 시장에서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 “임장 안 가보고 넣었는데” 당첨되고 보니 계약 고민
지난달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쌍용건설이 공급하는 ‘쌍용 더 플래티넘 온수역’은 전날(24일) 마감한 1순위 청약에서 109가구 모집에 1317건이 접수돼 평균 12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B는 4가구 모집에 96건이 접수돼 최고 경쟁률 24대1을 기록했다. 당첨자 발표는 3월 4일 했으며, 정당계약은 3월 16~18일 진행된다.
표면적으로는 흥행에 성공한 단지다. 그러나 일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당첨 이후 계약을 고민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당첨자는 “임장도 안 가보고 그냥 넣었는데 덜컥 당첨됐다. 직접 가보니 지상철 1호선 소음이 생각보다 심해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다른 게시글에서도 “쌍용 더 플래티넘 온수역 당첨됐는데 계약 포기해야 하나”, “주변 상권이 거의 없다”, “부대비용까지 합치니 고층 기준 9억원 중반까지 나오는데 이 가격이면 다른 곳 대안이 많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 지상철 바로 옆, 여기에 상권·학군도 약점
현장을 다녀온 예비 계약자들의 공통된 지적은 입지다. 단지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온수역을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이지만 바로 옆으로 지상 철도가 지나간다. 열차 소음과 진동이 단점으로 거론된다. 한 누리꾼은 “1호선 지하화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현실성은 낮다”며, “1호선은 수도권 핵심 간선 노선이라 대체 노선 없이 지하화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생활 인프라도 약점으로 꼽힌다. 역세권을 제외하면 주변 상권이 약하고, 인근 역곡역 홈플러스도 폐점이 예정돼 대형 상업시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학군 문제가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단지 인근 초등학교가 사실상 한 곳뿐인데다 통학 환경도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과 인접한 입지 특성상 신혼부부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학군과 통학 여건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인 동곡초등학교까지의 거리는 약 270m로, 성인 기준 도보 5분 남짓이다. 거리만 보면 가깝지만 문제는 ‘통학 환경’이다. 학생들은 기찻길을 건너는 횡단보도를 지나야 하고, 이후 차량 통행이 잦은 안곡로를 따라 이동해야 한다. 실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약을 포기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쓴이는 “아이의 통학길에 차량 통행이 많아 걱정된다”며 “향후 중고등학교 학군까지 고려해 이번 청약을 결국 포기했다”고 했다.
◇ 청약 경쟁률 높아도 ‘계약 포기’ 속출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높더라도 실제 계약 단계에서 당첨자가 대거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마지막 계약 결과까지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더샵 분당 센트로’다. 이 단지는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5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실제 계약 단계에서 상당수 당첨자가 포기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일반분양 84가구 가운데 50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다시 공급됐다.
시장에서는 고분양가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더샵 분당 센트로의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21억8000만원으로, 인근 아파트 실거래가보다 6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경기 용인시 ‘수지자이 에디시온’도 비슷한 사례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 4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미달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을 두 차례 진행했다. 전체 일반분양 480가구 가운데 214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한편, ‘쌍용 더 플래티넘 온수역’은 괴안3D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공급되는 단지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총 759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전용 59㎡·84㎡ 23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59㎡ 가중평균 분양가는 8억3800만원, 84㎡는 11억2400만원으로 단지 평균 평당 분양가는 약 3300만원 수준이다. 이는 지역 내 역대 최고 수준의 분양가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최근 분양시장은 고분양가 단지라도 분양 분위기에 편승해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계약 단계에 들어가면 자금 조달 문제로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대출 규제가 상당히 강한 상황이라 청약 단계에서 사전 대출 가능 여부나 자금 계획을 충분히 점검하지 않고 넣을 경우 막상 계약 시점이 되면 중도금 대출이나 잔금 마련이 어려워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