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11 10:44 | 수정 : 2026.03.11 10:46
[땅집고] “이러다가 집을 담보로 주식할까봐 걱정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중동발 악재에 폭락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급등하는 이른바 ‘역대급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그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조 섞인 비명과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밈’(meme)이 확산하고 있다.
10일 각종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주식 시장과 관련된 다양한 밈이 떠돌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가장 화제가 된 영상은 과거 인기 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한 장면을 생성형 AI로 변주한 밈이다. 배우 권상우가 첫사랑이 탄 버스를 간절하게 쫓아가는 장면이다.
AI가 재구성한 영상 속에서는 남자가 버스를 놓치고 뒤쫓아가다 버스가 거대한 화염을 내뿜으며 폭발한다. 연이은 하락장 속에서 반등을 기대하며 추격 매수한 투자자들이 이란에서 발생한 전쟁 등 중동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지난 며칠 간 약 1000조원에 가까운 돈이 증발한 것에 대한 자조섞인 밈이다.
밈이 확산하는 배경에는 주식 시장의 가파른 등락이 있다. 지난 9일 중동 사태 심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해 코스피가 장중 8% 넘게 급락했다. 장 초반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오후 들어 낙폭이 줄었으나, 코스피 지수는 5200선으로 내려앉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약 3조1800억원, 1조5300억원을 팔아치웠다.
하지만 10일 시장 분위기는 정반대가 됐다. 전날 5251.46포인트에서 마감한 코스피 지수는 이날 개장과 함께 282.54포인트가 오른 5534포인트로 회복했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6% 넘게 치솟아 프로그램 매수 호가를 5분간 정지시키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5532.59포인트로 장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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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시장의 분위기를 급반전시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CBS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쟁은 거의 마무리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시장 우려를 덜어냈다.
3월 들어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3회, 매도 사이드카 1회, 코스닥 매수 사이드카 2회, 매도 사이드카 1회가 발동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나치게 변동성이 큰 주식 시장에 대한 불안함을 표하는 의견도 많다.
‘에펨코리아’의 한 네티즌은 “먹튀 위험도 있는 불법도박을 왜 하나? 먹튀 위험 없고 나라에서 관리감독하는 진짜배기 도박이 있는데…”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내가 이번에 급락 사이드카때 사서 급등 사이드카에 팔고 두 번 좀 크게 먹었는데, 지금 우리집 담보 잡아서 주식할 기세”라고 걱정을 밝혔다.
한편 주식의 급등락을 경험하면서 진짜투기는 부동산이 아니라 주식이라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아파트는 가격이 폭락해도 살 수 있는 주택이 남지만, 주식은 폭락하면 아무 쓸모가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