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11 06:00
금융당국, 사외이사 ‘3년 단임’ 방침에도 3~4연임 추진
연임 대상자, 작년 진옥동 회장 연임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소속
연임 대상자, 작년 진옥동 회장 연임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소속
[땅집고]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임기를 축소하려는 금융당국의 기조와 달리 신한금융그룹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4연임을 추진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3일 사외이사 후보 추천 내역과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연임, 사외이사 선임 등이 포함됐다.
신규 사외이사 2인을 새로 선임하고, 임기가 끝난 사외이사 5인은 연임하는 내용이다. 배훈, 곽수근 이사는 4연임, 김조설 이사는 3연임을 앞두고 있는데,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방향과 정반대 행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당국 업무 보고에서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를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은 관치 논란을 우려해 3월 말에 열리는 주주 총회 이후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하는 대신 금융지주사 자체적, 선제적인 개선 노력을 기대했다. 현재 최장 6년까지 가능한 사외이사의 임기를 3년 단임제로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경영진 견제 능력과 독립성 약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금융지주사들이 사외이사 교체 폭을 최소화하는 등 당국의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 중에서 신한금융은 총 9명의 이사진 중 7명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2명만 교체한다. 이 중 3명은 3~4연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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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생인 배훈 이사는 법호사법인 오르비스 변호사로 재직 중이며, 1957년생 김조설 이사는 일본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다. 이들은 재일교포 주주 추천으로 선임됐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IMM 추천을 받은 1953년생 곽수근 이사는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상장회사협의회 지배구조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주주 추천 사외이사이자 재무회계, 경영, 소비자보호, 글로벌, 내부통제 등 전문성 분야가 골고루 분포된 사외이사진이다. 하지만 배훈, 곽수근 이사는 2021년 선임됐는데,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4연임하게 된다. 2022년 선임된 김조설 이사도 3연임을 앞두고 있다.
이들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진옥동 회장 연임 당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했다. 배훈 이사는 진옥동 회장의 최초 선임 때도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사회, 위원회 상정 안건에 대해 단 한 번도 반대 의사를 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의 독립성 결여가 지적받는 대목이다.
신한금융은 이미 금융당국으로부터 CEO 승계 절차, 사외이사진의 임기 등에 대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2023년 금감원 정기검사에서 사외이사 임기, CEO 승계 절차 투명성·공공성·정차적 정당성 제고 등 조치 요구를 받았다.
신한금융 측은 법 개정과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인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그 대신 사외이사 전문성을 다양화하라는 당국의 요구를 반영하는 등 부분적인 조정으로 이사회에 변화를 줬다.
신한금융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어 박종복, 임승연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1955년생인 박종복 이사 후보자는 SC제일은행 은행장을 지냈던 외부 인물로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인사다. 1973년생 임승연 이사 후보자는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 국민대 교수로 재무·회계 분야 전문가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