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3.09 11:47
[2026 땅집고 부동산 콘서트] 김학렬 소장 “다주택자 시대 끝난 것일 뿐, 부동산 시대 끝난 것 아니다”
양도세·대출·거래 ‘세 개의 시계’ 동시에 압박
“핵심 자산은 남기고 비핵심은 정리해야”
양도세·대출·거래 ‘세 개의 시계’ 동시에 압박
“핵심 자산은 남기고 비핵심은 정리해야”
[땅집고] “무계획 다주택의 시대가 끝나는 것이지, 부동산의 시대가 끝나는 것은 아니에요”
지난 6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4층 상연재 서울역점. 조선일보와 땅집고가 조선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개최한 ‘양도세 중과 시대, 똑똑한 절세법’ 콘서트에서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연구소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을 이렇게 정의했다.
이날 강연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와 보유 전략을 고민하는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지금 팔아야 하는지, 버텨야 하는지 판단이 어렵다”는 질문이 나오자 김 소장은 “지금 시장은 가격 방향을 맞히는 게임이 아니라 구조를 재편하는 게임”이라며 “오를까 내릴까보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정리할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로 세금, 대출, 거래 속도를 꼽으며 “세금은 빨라지고 대출은 얕아지고 거래는 느려지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세금·대출·거래…“세 가지 시계가 동시에 돈다”
김 소장은 지금 시장을 이해하려면 네 가지 정책 변화를 봐야 한다고 했다. 먼저, 오는 5월 9일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다. 이 시점 이후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매도하면 기본세율에 중과세율이 더해질 수 있다. 그는 “5월 9일은 단순한 날짜가 아니라 매도자의 협상력이 바뀌는 분기점”이라며 “세후 현금흐름 계산이 달라지는 순간 매도자가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공식화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강남·서초·송파·용산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이다. 해당 지역 아파트 용도 부지는 올해 말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유지된다. 매매 시 허가 절차가 추가되기 때문에 거래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다음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다. 주택 가격 구간별로 대출 한도가 차등 적용되면서 고가 주택일수록 매수층이 얇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소장은 “15억원을 넘는 구간부터 자기자본 비중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에 매수층이 빠르게 줄어든다”고 했다.
마지막은 거래 구조 변화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거래의 상당수가 15억원 이하 구간에 집중되고 있다. 그는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의 87% 이상이 15억원 이하 가격대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투자 선호가 아니라 자금 조달 가능성 때문”이라고 했다.
◇강남이 먼저 흔들리고…하위권 지역 신고가 나올 수도
김 소장은 최근 시장에서 강남권 매물이 늘어나는 현상도 설명했다. 그는 “서울 상위권 지역은 지난 2년간 많이 오른 만큼 급매물이 가장 먼저 나오기 쉬운 구조”라며 “가격이 많이 오른 곳일수록 매물이 늘어나며 먼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가격 상승이 제한적이었던 지역은 상대적으로 상승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하위권 지역에서 신고가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지금 시장은 전체 상승·하락 흐름보다 단지별 차별화가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같은 서울이라도 단지별로 매물 증가 폭과 가격 반응이 크게 다르다”며 “실수요자는 시장 전체가 아니라 왜 나왔는지 설명되는 매물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전략은 ‘코어 vs 독’ 구분부터
다주택자에게는 판단의 기준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선 보유 자산을 ▲레버리지형 ▲현금흐름형 ▲승계형으로 구분해 포지션을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주택별 대출 만기, 전세 만기, 보증금 반환 계획 등을 한 장의 일정표로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보유 자산을 ‘코어 자산’과 ‘리스크 자산’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거나 입지 경쟁력이 약한 자산, 대출 만기와 수선비 부담이 겹치는 자산은 정리를 고민해야 한다”며 “세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후 현금흐름과 버틸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가 망하는 이유는 세금이 아니라 나쁜 집을 못 팔아서”라며 “정리할 자산을 정리하고 핵심 자산을 남기는 구조 재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님이 증여해 준 아파트나 빌라도 코어 자산인지, 리스크 자산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리스크 자산이라면 차라리 사회에 환원하는 게 낫다”는 농담을 던졌다. 이 말에 강연장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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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매수자에게도 기회…수요 깊은 곳 골라야
매수자에게는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세금 압박으로 매물이 늘어나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히 가격만 보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소장은 “지금 시장은 가치 중심이 아니라 자금조달 가능성과 실거주 수요가 판을 만드는 형태”라며 “살 수 있는 집이 먼저 거래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수 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유리한 수요 조건을 꼽았다. 직주근접, 학군, 교통, 생활 인프라가 결합된 지역은 실거주 수요가 반복적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규제 국면에서도 거래가 완전히 끊기지 않는다는 것. 또 전세나 월세 수요가 안정적인 단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임대 수요가 살아 있는 단지는 시장이 흔들려도 바닥이 단단하다”며 “매매가격보다 임대시장의 힘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