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공항이 팬미팅장이냐"…인파 마비에 유명인 공항 전용 통로 다시 논의

    입력 : 2026.03.06 17:02

    특혜 논란에 접혔던 정책
    이번엔 ‘안전관리’ 이름으로 부활할까
    해외 공항은 이미 ‘분리 동선’이 기본

    [땅집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출국 인파로 붐비고 있다. /조선DB

    [땅집고] 공항 출국장 입구가 열리자 전광판 아래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달아 터지고, 휴대폰이 일제히 하늘로 올라간다. 누군가 “온다!”라고 외치는 순간, 인파에 밀린 일반 승객의 발걸음이 밀리기 시작한다.

    이 풍경은 인천공항에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문제는 이제 단순한 팬 문화의 영역을 넘어, 공항이라는 공공시설의 안전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10월 ‘연예인 전용 출입문’ 도입이 특혜 논란 속에 시행 하루 전 전격 철회됐던 가운데, 정부가 약 1년 만에 다시 같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명분은 편의가 아닌 ‘다중운집사고 안전정책’이다.

    ◇ 하루 전 취소됐던 정책…왜 다시 등장했나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유명인 공항 이용 시 다중운집 안전관리 방안 연구’ 용역 발주를 준비 중이다. 유명인의 입·출국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군중 밀집 현상의 구조와 사고 위험 요인을 분석하고, 공항 운영 환경에 적용 가능한 관리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용어만 달라졌을 뿐, 2024년 무산됐던 ‘연예인 별도 동선’ 논의가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다중밀집 상황을 유발하는 유명인’에게 교통약자 우대 출구 이용을 허용하는 절차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정감사와 여론 비판이 이어지자 시행 하루 전 전면 철회했다. 정책 수명은 단 4일에 그쳤다.

    논란의 출발점은 같은 해 7월 배우 변우석의 출국 현장이었다. 사설 경호원들이 면세구역 내에서 일반 이용객의 이동을 통제하거나 항공권 확인을 요구하면서 과잉 경호 논란이 불거졌다. 공항공사는 “군중 운집으로 인한 혼잡과 안전사고 우려가 커졌다”며 별도 출입문 도입을 추진했지만, 정책은 곧바로 연예인 특혜 프레임에 갇혔다. 특히 고령자나 임산부, 장애인 등이 이용하는 교통약자 전용 통로를 활용한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같은 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연예인 특혜 논란을 키운 조치”라며 “안전 대책을 주문했더니 특혜로 접근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땅집고] 공항 연예인 입출국과 관련, 한 누리꾼의 게시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네이버카페 캡쳐

    170 황금알 사업 잡아라…시니어 주거 개발의 모든 배우기

    다만, 안전을 위해 공항 연예인 입출국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누리꾼은 “공항 연예인 입출국 개선되었으면 좋겠네요”라는 게시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해당 게시글에 댓글을 단 한 누리꾼은 “그냥 돈 내고 따로 통로 이용하게 해줘야 한다”며, “유료 패스트 트랙도 이제는 도입하자”고 했다.

    ◇ 해외 공항은 이미 ‘분리 동선’이 기본

    아이러니하게도 해외에서는 이런 방식이 낯설지 않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과 영국 히스로 공항은 VIP 및 유명인을 위한 프라이빗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 보안검색과 전용 이동 동선을 통해 일반 승객 흐름과 완전히 분리하는 방식이다. 프랑스 샤를드골 공항 역시 전용 출입구를 통해 혼잡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무료 특혜가 아니라 유료 안전 서비스에 가깝다. 연간 수백만 원 수준의 이용료가 부과된다.

    패스트트랙 역시 해외 공항에서는 흔한 제도다. 일등석·비즈니스석 승객이나 추가 비용을 낸 이용객에게 빠른 보안검색 통로를 제공한다. 미국의 TSA 프리체크처럼 사전 등록형 우대 통로도 운영된다. 즉, 해외에서는 형평성 논쟁보다 혼잡 관리와 운영 효율성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 정부가 바꾼 한 가지

    국토부는 이번 연구가 특정 제도 도입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별도 출입문 설치뿐 아니라 현장 통제 강화, 출국 시간 분산, 임시 동선 운영 등 다양한 대안을 폭넓게 검토할 계획이다.

    정책 접근 방식도 달라졌다. 2024년에는 제도를 먼저 발표했다면, 이번에는 연구를 통해 기준을 마련한 뒤 제도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순서를 택했다. 즉 ‘연예인 통로’ 신설이 아니라, 다중운집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표준 매뉴얼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설명이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공항이용계획서, 재난 관련 논의 등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검토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관련 기관들과 논의 중”이라고 했다. /kso@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